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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잠비나이가 몰고온 발칙한 국악...공연시장 새 바람

등록 2018.03.14 09: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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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7월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씽씽. 2017.11.10.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7월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씽씽. 2017.11.10.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민요록밴드 '씽씽',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 등 우리음악을 기반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는 팀들이 대중음악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우선 뮤지컬 '헤드윅'을 방불케 하는 아찔한 비주얼에 테크노 비트, 글램 록, 디스코 사운드를 입힌 국악 사운드의 강렬함으로 무장한 씽씽이 눈길을 끈다.

현대카드 큐레이티드(Curated) 40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돼 오는 31일 이태원 언더스테이지에서 단독콘서트를 갖는다. 지금까지 엘턴 존, 스팅, 잉베이 맘스틴, 앤스랙스 등 주로 팝 기반의 뮤지션들이 올랐다.

잠비나이는 오는 5월 19~20일 한강난지공원에서 열리는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8'에 출연한다. 잠비나이가 국내 대중음악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건 드문 일이다. 각종 페스티벌에 섭외되며 해외에서 더 유명한 팀으로 통하는 잠비나이는 지난달 25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을 통해 새삼 주목 받았다.

역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공연에서 주목 받은 '국악계 아이돌' 소리꾼 김준수(국립창극단 단원)는 5월 19~20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제12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 무대에 오른다. 아이리시 휘슬과 만돌린 등 세계 민속악기를 연주하는 에스닉 퓨전 밴드 '두 번째 달'과 함께 한다.


【서울=뉴시스】잠비나이 공연사진, 저니투코리안뮤직(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서울=뉴시스】잠비나이 공연사진, 저니투코리안뮤직(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국악 음악 주목 배경

씽씽과 잠비나이는 우리음악을 기반으로 한다. 씽씽은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신승태·추다혜와 프로듀서 장영규(베이스),이철희(드럼), 음악동인 고물의 이태원(기타) 6명으로 구성됐다. 잠비나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국악을 전공한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이 주축이다.

하지만 국악의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새로운 해석을 가해 '세상에 없던' 음악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 먼저 크게 주목 받았고 '역수출', 국내 대중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여섯 음악가가 모여 만들어낸 '별난 밴드' 씽씽은 각자 스타일을 능숙하게 융합해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 민요에 록의 외피를 입은 파격적인 음악과 특이한 비주얼로 힙합과 EDM에 익숙한 젊은 층을 빠르게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대표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출연한 동영상이 유투브 120만 조회수를 넘으며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 프로그램에는 아델, 존 레전드, 에스페란자 스팔딩 등이 출연했다. 한국인으로는 씽씽이 첫 출연이었다.

씽씽은 이번 공연에서 난봉가, 정선아리랑, 창부타령, 베틀가, 흥타령, 청춘가 등 민요를 사이키델릭으로 표현한다.

【서울=뉴시스】 김준수, 소리꾼. 2018.03.12.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준수, 소리꾼. 2018.03.12.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잠비나이는 해외 각종 유명 록페스티벌에서 섭외 받는 팀으로 유명하다. 헤비메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사운드를 자랑하면서도 동시에 해금 등 국악기에서 뿜어져나오는 선율은 애절함을 안긴다.

세계적인 록밴드 'U2'와 '롤링스톤스' 등을 프로듀싱하고 그래미 어워즈를 5차례 수상한 음악 프로듀서 스티브 릴리화이트는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주도하는 밴드"라고 치켜세웠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밴드라는 얘기다. 팀명 역시 그렇다. 의미심장한 뜻이 숨겨져 있을 듯하지만, 순우리말 음절을 별다른 의미 없이 붙인 것이다. 이일우는 "규정짓지 않고 그냥 들리는 대로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중음악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위주의 K팝이 중심이 된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씽씽과 잠비나이처럼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팀들은 '다른 음악'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주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것이 젊은 층 사이에서 '쿨해 보인다'는 인식을 안긴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블랙스트링. 2017.11.09. (사진 = 허브 뮤직(Hub Music)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블랙스트링. 2017.11.09. (사진 = 허브 뮤직(Hub Music) 제공) [email protected]

◇우리음악, 스펙트럼은 계속 확장

아이돌 못지않게 팬들을 몰고 다니는 소리꾼으로 유명한 김준수는 전통음악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알리고 있다.

두 번째달 음반 참여, KBS 2TV '불후의 명곡' tvN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국악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는 판소리를 불러 세계인에게 전통 음악의 매력을 알리기도 했다. 일부 팬은 지난해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싱가포르 공연을 원정 관람 오기도 했다. 지난해 문화예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전남무형문화재 29-4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인 김준수는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이라는 본연에 집중,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이번에 첫 완창판소리에 도전하기로 했다. 오는 24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김준수의 수궁가'를 펼친다. 

【서울=뉴시스】 최고은, 싱어송라이터. 2017.10.23. (사진 = 뮤직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고은, 싱어송라이터. 2017.10.23. (사진 = 뮤직웰 제공) [email protected]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월드뮤직 그룹 '블랙스트링(Black String)'은 해외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거문고 명인 허윤정을 리더로 2011년에 결성된 블랙스트링은 국악과 재즈계에서 각각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유럽의 5대 록페스티벌로 알려진 덴마크의 '로스킬데 페스티벌'을 비롯 뉴질랜드의 웰링턴 재즈 페스티벌 등 해외 주요 음악 축제의 초청을 받아 성사됐다. 국악그룹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유명 재즈 음반사인 액트(ACT)와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출연 등 역시 해외에서 더 주목 받는 싱어송라이터 최고은도 어릴 적 가야금과 판소리를 배운 것이 음악적 역량에 큰 힘이 됐다. 최근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 OST의 '차일드후드'를 부르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콘서트 기획사 관계자는 "이미 실력이 검증된 뮤지션과 새로운 음악을 듣기를 원하는 청자들의 욕구가 맞물리면서 업계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유튜브 등의 확산으로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아지면서 국악 기반의 새로운 음악을 하는 팀들의 주목도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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