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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령의 BOOK소리]"부끄러움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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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3-22 18:26:10  |  수정 2018-03-23 09: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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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의 저자 사회학자 오찬호씨. 2018.03.22. (사진=오찬호 작가 제공)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출간한 사회학자 오찬호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힘드니까 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다지기 위해 스스로를 '쿨한 사람'으로 규정해버립니다. 그럴수록 타인에 대해서 차가워지죠. '그건 내 알 바가 아닌 일이야' 하면서 정신도 피폐해지는 것 같아요."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최근 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블랙피쉬)에 대해 "현대인들이 많이 고민하는 화두인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가'에 대해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대답을 담았다"고 밝혔다.

"사회 구성원들이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좋은 선택들을 해야 하는데요. 이번 책을 통해 본인만 행복해지기 위해서 타인을 괴롭히거나 공동체 삶을 파괴하는 모습들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해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기준을 알려주는 책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고, 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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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작가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열풍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16년 촛불시위 등과 마찬가지로 역사에 굵은 획을 긋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봤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남성 중심의 문화에 변화를 일으킨 것은 분명합니다. 만연해 있던 성차별적 문화를 반성하고, 성별에 따른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는 것을 찾고 이를 막아야 합니다."

또 "무의식적으로 툭 내뱉는 말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며 미투 운동을 사회의 전반적인 성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키워드로 삼아 한국 사회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이 강박에 사로잡힌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이게 한국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문제가 되는지 그런 것까지 짚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오 작가는 일상에 만연한 혐오·폭력·강박·차별의 일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지금 한국 사회는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진단한다.

특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혐오를 비롯해 노키즈존, 맘충, 사회적 약자·성 역할에 대한 편견 등 사회 이슈의 배경과 본질을 파헤쳤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이라면 가져야 하는 상식의 기준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인간관계조차도 사람을 평가하는 요소가 됐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사람에 따라 친구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는데, 친구가 많은 것이 좋은 일로 치부되죠. 인간관계가 적은 사람은 사회생활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압박을 느껴요."

소위 말하는 '인맥'이 현대인들에게 큰 부담감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직원 SNS 팔로우수를 확인하는 회사도 있다고 해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타인이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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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중심으로부터 '배제된 홀로'가 아니라 사회적 관습을 잠시라도 거부하는 '적극적 자아'다.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하고 함께하지 못하는 소극적 인물이 아니라 평범을 가장한 일상의 폭력이 연속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단절한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함께 밥 먹고 술 마시면 피곤하기 때문이다. 설마 사람 자체에 지쳐서이겠는가. '함께'가 되면 관성적으로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싫어서다."(148쪽)

그는 "예전에도 혼자 밥이나 술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요즘 생긴 특별한 사회적 징표가 아니다. 하지만 혼자 식사를 하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밥족·혼술족을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려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은 현대사회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사람, 스스로 외로움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맥왕'·'마당발' 등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은 실제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 모델이 아닙니다. 공정하고 냉정하게 사람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인맥 쌓기에 열을 올리고, 소위 말하는 '평판'이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쳐요."

사회학 박사인 그는 "사회학적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고 시대의 현실을 조명하는 글쓰기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사회가 상식적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이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머리 아픈 고민을 계속하게 되는데요. 이것은 인간이기에 느끼는 숙명 같아요. 함께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밀도있는 책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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