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드론으로 조류 퇴치' 시연…'막상 쫓을 새가 없어'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22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도 조류 서식지에서 인천공항 조류퇴치 전담팀원들이 조류가 항공기에 부딧치거나 엔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해 드론(무인비행장치)을 활용한 조류 퇴치 시연을 하고 있다. 2018.03.22.   [email protected]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한 최신식 드론 모델
매 울음소리 등 음향으로 조류 퇴치 가능
이날 저수지에 한 마리 새도 안 보여 비행만

【인천=뉴시스】홍찬선 기자 = "관제탑, 여기는 조류통제 1호 IIAC-001 드론을 이륙해 조류퇴치 업무를 수행하겠습니다.” “네 조류통제 1호는 운항 안전에 유의해 비행하기 바랍니다."

 22일 오후 2시께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북쪽으로 2km가량 떨어진 저수지에서 매의 무늬로 변장한 드론 한대가 소용돌이 바람을 일으키며 떠올랐다.

 이 드론의 명칭은 '조류통제 1호'.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를 방지하기 위한 퇴치 임무를 시연 중이었다.

 모델 기종은 V-100으로 일반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 등이 탑재된 최신식 모델이며 국내 기업 ㈜숨비가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국산 회전익(프로펠러 형식) 드론이다.

 조류통제 1호는 "끼익, 끼룩끼룩, 우두두두" 등 매의 울음소리와 총소리, 미사일 소리 등 다양한 음향을 내뿜어 조류를 쫓는 기능을 선보였다.

 조류통제 1호는 실시간 관제센터인 DMS(Drone Mobile Station)을 활용한 근접비행, 정지비행 등 조류 감지에 특화된 정찰 및 감시 기술과 조류 퇴치도 가능하다.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22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도 조류 서식지에서 드론(무인비행장치)을 활용한 조류 퇴치 시연에서 매로 분장한 드론이 이륙을 하고 있다. 2018.03.22. [email protected]

그러나 아쉽게도 이날 저수지에는 조류를 퇴출할 만한 단 한 마리의 새도 보이지 않았고, 이륙 후 10분간 약 10m 상공 이내에서만 비행하다 관제차량으로 착륙했다.

 이 자리에는 조류통제 1호를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30여명 몰려 들었으나 실제 조류 퇴치 역할은 목격하지 못했다.

 이날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사고는 900여건에 달한다.

 시속 370km로 운항중인 항공기에 900g의 조류 한마리가 충돌할 경우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에 이른다.

 현재 인천공항 주변에는 괭이갈매기와 왜가리, 물닭 등 87종 1700여마리가 서식 중이어서 버드 스트라이크에 안심할수는 없다.

 전세계 공항들은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기 위해 조류퇴치 전담반을 운영하고 폭음탄, 경보기, 공항주변 습지 제거 등 다각도의 예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공항도 공항 활주로에 전문훈련을 받은 조류퇴치 요원 30여명이 활동 중에 있다. 하지만 습지 등 사각지대에서의 활동은 엄두도 못내고 있어, 드론을 이용한 조류 퇴출이 효과를 볼 것으로 공항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오원만 첨단항공과장은 "기존 인력으로 조류퇴치를 해왔으나, 이번 드론 시연으로 인해 사각지대의 조류를 퇴치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첫 시연인 만큼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올 상반기까지 테스트를 거쳐 전국 공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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