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외교경험 없는 김정은, 시진핑에 '트럼프 다룰 팁' 얻었나

등록 2018.03.29 17:39: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중국 정부가 28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했고, 방문기간동안 시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는 부인인 리설주도 동행했다. 2018.03.28. (출처=CCTV)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중국 정부가 28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했고, 방문기간동안 시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는 부인인 리설주도 동행했다. 2018.03.28. (출처=CCTV) [email protected]

남북·북미 정상회담, 김정은 현장 정상외교 시험대
윤병세 전 외교 "김정은이 먼저 방중 요청했을 수도"
김정은, 회담 중 시진핑 말 받아적어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까닭은 정상 외교 경험이 부재한 탓에 시 주석으로부터 조언을 구하기 위한 의도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현지시간) 외교 경험이 부족한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차 중국을 방문했을 것이라며,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다룰 팁을 전수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정상 외교 경험이 부재하다며,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초청했지만 실상은 김 위원장이 먼저 만남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 주석으로부터 특히 예측 불가한 트럼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며 시 주석은 이미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대응법을 준비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방중이 적어도 2주 전 이미 확정된 상태였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런던 SOAS대학 산하 중국 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당초 이달 21~22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갑자기 29일로 연기된 점을 언급하며 이 같이 분석했다.

 창 소장은 "중국 정부 입장에선 양 위원이 한국 당국자들과 만나기 앞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회동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며 "북중 정상회담으로 중국은 다시 한반도 미래의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북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시 주석의 말을 경청하며 종이에 받아 적는 등 꽤 겸손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SCMP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때 주의깊게 시 주석의 말을 들으며 열심히 필기를 했다며, 이전에 알려진 모습보다 훨씬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가 28일 공개한 북중 정상회담 영상에는 김 위원장의 이런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시 주석이 양국 선조들이 쌓은 친선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동안 김 위원장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 무언가를 적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의 재집권을 축하하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인정과 도리상 중국 지도부에 관련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SCMP는 북한에서는 북한의 장성과 고위 관료들이 김 위원장 주위를 둘러싸고 열심히 필기하는 장면을 북한 언론들을 통해 자주 볼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이 이런 모습을 보인 건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의 외교 기술은 4~5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 시험대에 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그가 2011년 북한에서 집권한 뒤 첫 해외국 방문이기도 하다.

 그레이엄 옹웹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RSIS) 연구원은 시 주석이 권력 공고화를 통해 중국의 초대 주석 마오쩌둥 이래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로 거듭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경의를 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싫든 좋든 중국에 무릎을 굽혀야 한다. 중국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존중해야 한다. 북한은 중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중국 지지 없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매우 겸손하게 군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