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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서 강대강 대치 지속…왕치산 등판?

등록 2018.05.07 10: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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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 흑자 2000억 달러 축소, 첨단산업 보조금 폐지 요구

"미국이 제시한 명단은 항복 요구서"…양측 강대강 대치

시진핑 최측근 왕치산 협상 참여 가능성 제기

【베이징=AP/뉴시스】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왼쪽 두번째)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왼쪽 세번째)이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벌이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8.05.04

【베이징=AP/뉴시스】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왼쪽 두번째)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왼쪽 세번째)이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벌이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8.05.04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열린 무역 협상에서 현격한 입장차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무역 문제에 대한 담판을 짓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중국에 내놓은 요구들이 기존 입장을 오히려 더 강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협상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됐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미 무역 흑자를 2020년까지 2000억 달러(약 215조원)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현재 3370억 달러)의 약 3분의 2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이 오는 6월부터 1년간 무역흑자 1000억 달러를 줄이고, 다음 1년 동안 1000억 달러를 추가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국에 모든 서비스와 농업 부문을 개방하라고 압박했다. 중국이 '메이드인 차이나 2025'에 따라 로봇, 항공우주, 전기차 등 전략 산업에 부과하는 보조금도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같은 강경한 요구 조건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협상에서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제시한 요구 문건은 협상 보다는 항복 요구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틀 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입장은 더욱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 개방 등을 발표하며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던 중국 측도 이번 협상 이후 더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 대표단으로부터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뒤 다음 단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1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AP/뉴시스】왕치산 전 기율검사위 서기(가운데)가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자대회 개막식에 참석,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와 나란히 중앙 연단에 앉아 각별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2018.3.05.

【베이징=AP/뉴시스】왕치산 전 기율검사위 서기(가운데)가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자대회 개막식에 참석,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와 나란히 중앙 연단에 앉아 각별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2018.3.05.



 다만 양측이 추가 대화를 이어갈 여지는 남아 있다. 이번 협상은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이끌었는데 보다 고위급의 등판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왕 부주석이 다음 달 미국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크리스토퍼 존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중국 연구 책임자는 "미국팀이 미국으로 돌아와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전에 먼저 무언가에 사인을 하는 위험을 부담할 가능성은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왕 부주석을 만나 거래를 성사시키는 모습을 만들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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