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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안보 정책 작동법 무시하는 독단으로 북미 회담 무산"

등록 2018.05.25 11: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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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전통적 안보 정책 방식 따르지 않고 대통령이 독립적 행동"

英가디언 "트럼프, '플랜 B' 없이 외교 정책 추진해 불확실성 키워"

【워싱턴=AP/뉴시스】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5.23

【워싱턴=AP/뉴시스】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5.2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무산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 정책이 작동하는 방식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회담을 결정,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등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일방적 외교의 폐해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미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조엘 루빈은 2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패턴이 딱 들어맞는다"며 "그(트럼프)는 미국 정부가 전통적으로 국가 안보를 다뤄온 방식에서 벗어나 독립적 행위자로서 움직인다"고 말했다.

 루빈 전 차관보는 "그가 하는 행동의 최종적 결론은 관련 결정을 이행하는 기관들과 연계돼 있지가 않다"며 "이 때문에 계획과 준비에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3월 북미 긴장이 최고조에 이렀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의 대북 특사단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제안하자 이를 참모진 논의 없이 즉석에서 전격 수락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특사단 회의에 배석한 미국 관료들도 놀라움을 표했으며, 김 위원장의 제안을 고심 없이 받아들이면 위험하다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고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됨에 따라 한반도 긴장은 빠르게 완화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기로까지 약속했지만 트럼프는 북한의 호전적 수사를 이유로 회담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24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하겠다며 김 위원장에게 띄운 공개 서한은 트럼프가 직접 단어들을 일일이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그가 정부 운영의 원칙과 규범에 얽매여 있지 않다는 점을 더욱 상기시킨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켈시 데이븐포트 미 군축협회(ACA) 비확산 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무책임하다. 북한 핵무기가 야기하는 위협을 완화할 기회를 헛되이 낭비해 버리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이란 핵협정 탈퇴나 주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서 볼 수 있듯 '플랜 B'(대안)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북 정책도 어떻게 흘러갈지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해 혼란을 키웠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로 전쟁 위험이 높아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또 다시 특유의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어떻게 될 지 지켜보자"(We’ll see what happ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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