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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원상복구에 文대통령 싱가포르행 가능성 대두

등록 2018.05.28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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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남북미 회담···싱가포르서 3자 종전선언 추진하나

靑 "북미 실무접촉에서 北체제보장 세팅되면 북미회담 성공 가능"

북미회담 원상복구에 文대통령 싱가포르행 가능성 대두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한 차례 이탈했던 6·12 북미 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가능성도 재부상하고 있다. 남북미 3국 종전선언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종전선언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도 6월12일 싱가포르를 갈 준비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그것이야말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발언은 북미 간 합의 결과에 따라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국 정상의 종전선언 여부가 달려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3국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해야한다는 그동안의 인식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전날 "3국 정상 간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들에 대해서는 실무차원에서 가능성 검토는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안으로 남북 정상이 종전을 선언키로 한 합의는 '4·27 판문점 선언'에 담겼다.

 이후 남북미 3국 또는 남북미중 4국 정상이 기존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회담을 추진한다는 것이 판문점 선언 3조3항에 명시 돼 있다.

 그러나 북미 간 물밑 접촉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과정에서 종전 선언의 주체를 기존 '남북'에서 '남북미'로 확대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기존 남북 정상 간의 종전선언이 아닌 남북미 3국 정상이 참여해 종전선언이 바람직하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으로 굳어졌다. 판문점 선언의 속도감 있는 이행을 위해 '3단계 평화협정 로드맵'을 압축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 정상회담 사흘 뒤인 지난달 30일 수석 보좌관·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되돌릴 수 없는 역사로 만들어야 한다"며 "후속조치를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남북 정상이 정치적 의미의 종전을 선언하고, 이어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내며,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3단계 평화협정 로드맵'이다.

 이 같은 3단계 프로세스를 북미 정상회담과 연계해 '남북미 종전선언'을 이루고, 평화협정 체결 협상과정에 중국을 포함시키는 등 2단계로 압축해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남북미 3국 정상이 종전을 선언하고, 남북미중 3국 정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북핵 6자회담국(남북미중러일)이 평화협정 체결을 보증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종전선언과 뒤따라 수반되는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 보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되면 지체 없이 추진할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일인 다음달 12일에 맞춰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됐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을 점치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로 북미 정상회담이 좌초될 위기를 겪으면서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류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 측면이 없지 않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도 되기 전에 섣불리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곧바로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합류해 남북미 정상회담을 하게되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가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판문점 통일각에서 진행 중인 북미 실무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한 어떤 접근이 이뤄지느냐 여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와 나아가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의 가능성도 함께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는 결국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 2가지 축"이라면서 "체제보장의 축 가운데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들어가는데, (의제를 다루는 실무접촉에서) 그것까지 세팅이 된다면 (북미회담 성공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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