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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법원, 민중가수 하라 살해 軍장교 8명에 15년형 선고

등록 2018.07.04 17: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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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법원, 민중가수 하라 살해 軍장교 8명에 15년형 선고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칠레 법원이 1973년 군사쿠데타 당시 사망한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의 죽음에 연관된 군 장교 8명의 유죄를 인정해 각각 15년형을 선고했다.

3일(현지시간)영국 가디언은 칠레 법원의 성명을 인용해 위와같이 전했다.이날 미겔 바스케스 판사는 군 장교 출신 피고 8명에게 15년형을 선고하고, 다른 1명에게는 5년형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를 계기로  45년전인 1973년 9월 16일 사망한 하라의 죽음을 둘러싼 오랜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된다.

‘평화롭게 살 권리’ 등 수많은 노래들을 통해 칠레 하층민의 고통과 슬픔을 노래했던 하라는 1973년 9월 11일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직후 산티아고의 칠레스타디움(현재 이름은 빅토르 하라 스타디움)에 끌려갔다.

하라는 그로부터 닷새 후인 9월 16일 기관총으로 총살당했으며, 3일 뒤 한 공동묘지 인근의 철로에서 4구의 시신과 함께 버려진 채 발견됐다. 하라의 몸에는 40개 이상의 총알이 박혀 있었으며, 노래를 부르며 기타를 쳤던 두 손은 처참하게 뭉개진 상태였다. 당시 칠레 국민들은 하라의 죽음을 “누구든 저항하는 자는 이렇게 된다”는 군부의 경고장으로 받아들였다. 

하라의 영국인 부인 조앤 하라는 남편이 사망한 후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 치하의 잔혹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남편과 함께 구금됐다가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증언을 채록하는 등 지난 45 년 동안 칠레의 과거사 청산과 정의 구현을 위해 뛰어다녔다. 지난 2009년에는 정확한 부검을 받기 위해 남편 유해를 무덤에서 꺼내기도 했다.

피노체트 독재정권 기간 동안 납치 및 피살된 사람은 최소 3000명, 고문 피해자는 약 2만8000명으로 추정된다. 피노체트는 퇴임 뒤에도 합참의장, 종신 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한 채 버티다가 1998년 영국 방문 중 스페인 정부의 요청으로 체포됐으며, 2006년 12월 가택연금 한 달 만에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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