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우디 여성 차량 방화범 2명 체포…女운전 허용 반발

등록 2018.07.05 10:09: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6월 24일부터 여성 운전 허용

【리야드( 사우디 아라비아) =AP/뉴시스】 리야드 시내의 운전 교습학교에서 만난 한 여성이 새 운전면허증의 자기 이름을 손가락으로 가린 채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리야드( 사우디 아라비아) =AP/뉴시스】 리야드 시내의 운전 교습학교에서 만난 한 여성이 새 운전면허증의 자기 이름을 손가락으로 가린 채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2018.6.2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 운전자의 차량에 불을 지른 혐의로 남성 2명이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아랍뉴스에 따르면 사우디 서부 메카에서 지난 2일 여성의 차량에 방화한 혐의로 남성 2명이 체포돼 기소됐다.

 피해 여성인 살마 알 샤리프(33)는 6월 사우디에서 여성 운전이 허용되자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2일 새벽 이웃의 신고에 뛰쳐나가보니 그의 차는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알 샤리프는 여성 운전에 반대하는 남성들이 고의적으로 방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운전을 시작한 이후 마을 남성들로부터 종종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월급 절반을 나를 일터에 데려다주고 나이든 부모님들 이동을 돕는 운전기사에게 썼다"며 "그런데 운전을 시작한 첫날부터 남성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 비판을 산 사우디는 지난해 국왕 칙령을 통해 여성의 운전을 허용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24일부터 여성의 운전이 가능해졌다.

 이후 면허를 딴 여성들은 남성들과 똑같이 차를 몰 수 있게 됐지만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여성 운전 허용은 죄악이며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를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작년부터 '비전 2030'으로 불리는 사회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 적용을 완화하고 시민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여성 권리 증진에 힘쓰면서 여성의 자동차 운전과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했고, 부부가 이혼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자녀에 대한 친권을 우선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법안도 도입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