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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농구 방북단 100명이 갑자기 101명이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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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05 12:11:34  |  수정 2018-07-05 13: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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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가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의 장내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18.07.05. photo@newsis.com
프로농구 서울 SK 우승 도우미 박종민 장내아나운서
방북 전날 급하게 섭외…19년차 베테랑 "가문의 영광"

【평양·서울=뉴시스】 평양공동취재단·박지혁 기자 = 당초 통일농구대회에 참가할 남측 대표단 정원은 100명이었다. 방북을 하루 앞두고 1명이 늘어 101명이 됐다.

누가 추가된 걸까. 19년차 프로농구 장내 아나운서를 하고 있는 박종민(40)씨다.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한 박씨는 2000년 여자프로농구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해 2001년부터 남자 프로농구 서울 SK의 홈경기 진행을 맡고 있다. 사이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마이크도 잡았다.

박씨의 방북은 극적으로 결정됐다. 방북 하루 전인 2일 저녁 7시 무렵에 대한민국농구협회로부터 "내일 평양에 가야한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약 3시간 30분 뒤에 방북이 최종 승인됐다.

박씨는 "북측에서 경기를 진행할 장내 아나운서가 필요하다는 팩스를 우리 쪽에 보냈다고 하더라. 그 뒤 나한테 전화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비할 새도 없이 짐을 싸 다음날 평양행 군수송기에 올랐다.

경험 많은 베테랑이지만 낯선 북한식 농구용어를 이해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북한에서는 슛을 '투사', 패스는 '연락', 덩크슛을 '꽂아 넣기', 리바운드를 '판공잡기'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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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통일농구경기의 장내 방송을 맡은 박종민 아나운서가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펼쳐진 남녀 혼합경기를 마치고 코트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7.05. photo@newsis.com
박씨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북한식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또 "선수 이름을 말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북측에 김청일이란 선수가 있는데 발음을 하는데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4일 남북통일농구대회 남자 혼합경기가 열린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박씨의 진가가 나왔다.

번영팀 허훈(6번)이 돌파를 시도하자 형인 허웅(평화팀9번)이 수비했다. 이 때 박씨는 "번영팀 6번과 평화팀 9번 선수는 형제입니다"라고 멘트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허웅이 허훈을 앞에 두고 드리블을 하자 "누가 형일까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딱딱하게 박수만 치던 북측 팬들은 그제야 적극적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박씨는 "북한 팬들이 즐겁게 경기를 관람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 이런 기회를 누구나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문의 영광이다"고 웃었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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