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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자전거 따릉이 인기 따라 '따세권' 형성…소외지역도

등록 2018.07.22 10: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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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회원수 62만명 넘어…이용자 날로 증가

주변에 대여소 많아 이용 편한 지역을 '따세권'

반면 역에서 먼 곳 등 소외지역 '비따세권'도

특정 지역에 대여소들 밀집돼 '빈익빈 부익부'

서울시 "아파트나 주거단지는 설치 반대 많아"

"자전거 다니면 위험하다고 주민들이 반대해"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시설공단이 지난 19일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때 안전모 무료 대여 사업을 한 달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따릉이 이용자들의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되는 9월을 앞두고 여의도 지역 따릉이 대여소 30곳에서 안전모 500개를 시범 대여해 준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인근 안전모 보관소 앞에서 시민들이 따릉이와 안전모를 이용하는 모습. 2018.07.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시설공단이 지난 19일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때 안전모 무료 대여 사업을 한 달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따릉이 이용자들의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되는 9월을 앞두고 여의도 지역 따릉이 대여소 30곳에서 안전모 500개를 시범 대여해 준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인근 안전모 보관소 앞에서 시민들이 따릉이와 안전모를 이용하는 모습. 2018.07.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옥성구 기자 = “역에서는 가깝지만 집에서 너무 멀어서 따릉이 출퇴근을 포기했어요”

 서울시 노원구에 사는 김규식(27)씨는 최근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로 출퇴근을 결심했다가 얼마 못 가 포기했다. 집에서 따릉이 대여소가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에서 대여소까지 15분 넘게 걸은 후 따릉이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려다보니 불편이 많았다고 했다.

 따릉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따릉이 회원수는 62만명을 넘었다.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1만1300명으로 전년 대비(4800명) 2배 이상 증가했다. 높아지는 따릉이의 인기에 일명 ‘따세권(따릉이+역세권)’도 형성되고 있다. 주변에 따릉이 대여소가 많아 이용이 편한 지역을 따세권이라 부른다.

 하지만 따세권이 형성됨에 따라 비따세권 이용자들이 소외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따릉이 대여소는 1290개소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올해말까지 대여소 250개소를 추가해 1540개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여소는 많아졌지만 설치조건 특성상 대부분의 대여소가 역세권에 위치한다. 따릉이 홈페이지에 기재된 설치 조건을 보면 ▲대여소 상호연계성 ▲대중교통 다중이용시설 주요 생활거점 지역성 ▲교통환경, 주변상권 및 민원 등의 환경성 ▲전기 인입 가능 시설 위치 지역 ▲보도폭 4m 이상 필요 등이 충족돼야 설치가 가능하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역세권과 같이 번화가 위주로 설치될 수밖에 없다.

 결국 비따세권 지역의 시민들은 따릉이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 시민들의 발이 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결과적으로 소외되는 셈이다. 역에서 멀어질수록 소외현상은 더 심해진다.

 수유역에 위치한 대여소에서 따릉이를 이용하던 최모(34)씨는 따릉이 이용에 불편이 없냐는 질문에 “대여소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집 근처에는 생기지 않아 역까지 나와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시설공단이 지난 19일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때 안전모 무료 대여 사업을 한 달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2018.07.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시설공단이 지난 19일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할 때 안전모 무료 대여 사업을 한 달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2018.07.20. [email protected]

현재 설치되는 대여소 간격이 너무 촘촘하다는 지적도 있다. 따세권과 비따세권과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평소 따릉이를 애용한다는 조정명(29)씨는 “이용하다 보면 따릉이 대여소가 가까운 데 몰려있는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더 다양한 곳에 설치되면 좋겠다”고 했다.

 기자가 최근 3개의 대여소가 추가로 설치된 노원역에 가보니 대여소 간격이 20m 이내였다. 한 지역에 밀집해 있다 보니 대여소마다 이용량은 많지 않았다. 

 비따세권 이용자들은 따세권이 되기 위해 따릉이 홈페이지에 건의하기도 하고 나아가 민원을 넣기도 한다. 실제 따릉이 홈페이지 시민의견수렴 게시판은 대부분 아파트 및 주거단지 위주로 대여소 설치를 건의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서울시설공단이나 구청에도 대여소 설치를 위한 민원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시민들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고 했다. 서울시설공단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아파트나 주거단지에 대여소를 설치하려 해도 반대하는 민원이 있어 설치가 힘든 경우가 많다”면서 “자전거가 다니면 위험하다고 주민들이 반대하기도 하고 장사에 피해가 간다고 상인들이 반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는 아무래도 대여소를 눈에 띄는 곳 위주로 설치하다보니 역세권 위주로 설치된 것은 맞다”며 “앞으로는 시민들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생활밀착형으로 대여소가 설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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