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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제재에 정유업계 긴장…이란산 원유 수입 급감

등록 2018.08.08 13: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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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란산 원유 전년比 32.1%↑ 1억4787만 배럴 수입

원유수입선 다변화로 당장 타격은 없어…상황 예의주시

美, 이란 제재에 정유업계 긴장…이란산 원유 수입 급감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미국의 이란 제재가 재개되면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7일(현지시간) 기준 이란에 대한 1차 경제 제재를 시작했다. 미국은 석 달 뒤인 11월에는 2차 제재를 발동할 예정이다. 특히 2차 제재 품목에는 원유 등 석유제품과 에너지가 들어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이란 원유 수입량으로 1억 4787만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3억 1992만 배럴), 쿠웨이트(1억 6036만 배럴)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 2015년 이란이 핵협정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꾸준히 늘려왔다. 2015년 4240만 배럴이었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이듬해 1억 1194만 배럴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2.1% 증가한 1억 4787만 배럴을 수입했다.

 전체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2015년 4.1%에서 지난해 13.2%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정유업계는 다른 중동산 원유 대비 이란산 가격이 저렴해 수입을 늘려왔다. 특히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는 나프타(석유화학 기초 원료) 함유량이 높아 선호도가 높았다.
美, 이란 제재에 정유업계 긴장…이란산 원유 수입 급감

국내 정유업계들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재개를 발표하면서 제재가 가시화될 경우를 대비해 꾸준히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왔다. 이란산 외 미국산 등 원유 수입선 다변화도 꾀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6년 이란 제재 해제 이후 원유 도입을 확대했지만 원유 도입 다변화 노력을 통해 이란산 원유 도입 물량을 지속적으로 축소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월 1001만 배럴에 달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지난 6월 549만 배럴로 떨어졌다. 반면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다른 나라로부터의 원유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 6월 3233만 배럴을 수입해 전년 동월 대비 25.9% 증가한 3233만 배럴을 수입했다. 미국산 역시 전년 동월 대비 90.17% 증가한 301만 배럴, 이라크산도 9.61% 증가한 1391만 배럴 수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진행된 2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원료 다변화를 추진한 결과 콘덴세이트에서 탈피해 경질원유 등으로 원료유를 다변화했다"며 "중동에서 북유럽, 서아프리카 등으로 도입국을 늘려 중동산 콘덴세이트 의존도는 낮아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산 원유 축소와 이에 따른 유가 상승에 의한 후폭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원유 수입선 다변화로 선제적으로 제재에 대응했지만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온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저렴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되면 가격 경쟁력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익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 관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가상승이 정제마진 하락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12년 미국이 이란 제재 강행 시 우리나라를 제재 유예국으로 지정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우리나라가 유예대상에 포함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의 제재 수준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결정되지 않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가이드라인이 확실히 나와야 의사결정이 가능한데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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