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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예비경선 정견발표, 손학규에 공세 집중

등록 2018.08.10 18: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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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구태' 비판에 孫 지지자들 욕설도

11일 ARS예비경선 거쳐 후보 6명으로 압축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바른미래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경선 후보자 정견발표회에서 후보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학규, 권은희, 이준석, 이수봉, 장성민, 정운천, 신용현, 장성철, 김영환, 하태경 당 대표 후보, 김수민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동철 비대위원장. 2018.08.10.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바른미래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경선 후보자 정견발표회에서 후보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학규, 권은희, 이준석, 이수봉, 장성민, 정운천, 신용현, 장성철, 김영환, 하태경 당 대표 후보, 김수민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동철 비대위원장.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바른미래당이 10일 실시한 9·2 전당대회 예비경선 정견발표에서 유력 후보인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에게 집중 공세가 쏟아졌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정견발표를 거쳐 오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ARS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이날 치러진 정견발표에서는 손 전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목소리가 적잖이 나왔다. 바른정당 출신 권은희 전 의원은 "대기업은 경영체계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올드보이가 오나 무능력자가 오나 안 망한다"며 "벤처기업은 다르다. 시대에 맞지 않은 올드보이나 무능력자가 오면 바로 망한다"고 발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해찬 의원과 함께 올드보이로 거론되는 손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또 "손 전 위원장이 국민의당 출신의 두 여성 의원들을 여성위원장, 청년위원장 러닝메이트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며 "구태의 편 가르기"라고도 했다.

  이에 청중석에 있던 손 전 위원장 지지자들은 곧장 "그만하라", "치워라", "정견발표를 하라"라며 반발했다. 일부 지지자는 "미친×"라는 욕설을 반복적으로 내뱉기도 했다. 이에 사회를 보던 이종철 대변인이 "조용히 해 달라"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수봉 전 인천시당위원장 역시 "요즘 여의도 정가에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말이 들린다"며 "이해찬, 정동영 등 10여 년 전의 라이벌들이 새로운 라이벌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정말 부끄럽다"고 손 전 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분들이 뭉쳐본들 그게 우리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나. 우리나라가 지금 그런 구태정치인들의 재방송 드라마를 볼 만한 한가한 상황인가"라며 "존경받는 정치 원로들이 무대 퇴장 시기를 놓쳐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있다. 우리 당 후보들이 그런 기로에 서 있다"고 거듭 손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장성민 전 의원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 정치를 불신하는 이유는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1300명에 달하는 낙선자들에게 참담한 낙심을 안겨준 선대위원장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발언, 손 전 위원장에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가세했다.

  하태경 의원은 "적당히 현상유지를 하다가 적당히 정계개편의 흐름에 올라타 적당히 생존이나 도모해 보자는 나약하고 무능한 리더십에 당을 맡길 것인가"라고 따졌다. 역시 출마선언에서 정계개편을 거론한 손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그는 또 "우리 당이 더불어민주당 2중대가 되면 안 된다"며 "민주당 2중대가 되는 연립정부론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도 "이번 지도부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야권재편, 정계개편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쉬운 양당 구도로 돌아가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이준석 전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영국과 프랑스에 70대 정치인이 없어서 43살의 데이비드 캐머런과 39살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국가 최고 지도자를 하고 있겠나"라며 "그들은 젊은 지도자에 대한 용기 있는 선택을 했고, 그래서 경제 활력을 얻고 강성 노조와 싸우면서도 변화를 시도하는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 전 위원장은 또 "선거구제 개편을 공약으로 내건 분들께 강하게 항의하고 싶다"며 "노원구가 3인 선거구제였는데 황당한 공천 파동으로, 황당한 계파 갈등으로 인해 전혀 당선자를 못 냈다"고 했다. 사실상 선거구제 개편을 화두로 들고 나온 손 전 위원장은 물론 안철수 전 의원을 함께 겨냥한 발언이다.

  정운천 의원은 손 전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하지 않았지만 "노원병, 송파을 선거에서 통합의 가치는 어디로 다 날아가고 그냥 분열만 일어나 1000명이나 되는 후보들이 전부 몰살됐다"고 했다. 손 전 위원장은 당내에서 사실상 '안심'(安心)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평가된다.

  다만 손 전 위원장과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뛰고 있는 신용현 의원은 손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 발언을 자제했다.

  손 전 위원장도 적극 항변에 나섰다. 마지막 순서로 정견발표에 나선 손 전 위원장은 "맞다, 저는 올드보이다. 새로운 정치가 정치를 장악해야 한다"면서도 "세대교체를 할 준비가 돼 있나. 저는 욕심이 없다. 세대교체를 위한 마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무슨 욕심이 더 있겠나. 바른미래당 당수를 해서 뭘 하겠느냐"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바른미래당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일부 좌중은 정견발표 사이에 끼어들어 "당을 무시하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이날 정견발표를 거쳐 오는 11일 ARS를 통해 총 10명의 대표·최고위원 후보를 6명으로 추린다. 여성 후보자의 경우 6위권 안에 들지 않아도 최다득표 후보자가 6위로 간주, 자동으로 컷오프를 통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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