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삼성 뇌물'이 朴 형량 늘렸다…출석 거부도 제 발등 찍어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8-24 14:38:59  |  수정 2018-08-24 16:19:14
1심 징역 24년에서 2심 25년으로 가중
삼성 영재센터 뇌물 '무죄→유죄' 결정적
유죄에서 무죄로 바뀐 건 1개 혐의 불과
항소포기서 제출, 재판 외면도 불리 요소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4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24일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형량을 가중받음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말해 형량 가중의 결정적 이유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삼성 뇌물' 혐의 때문이다. 1심 법원이 무죄로 봤던 이 부분 판단을 항소심이 뒤집으면서 형이 늘어난 것이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5년,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1심과 비교해 징역 기간은 1년, 벌금액은 20억원 늘었다. 박 전 대통령의 특가법상 뇌물수수 유죄 혐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부분은 최순실(62)씨와 공모해 ▲2015년 7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최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금 명목으로 16억2800만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 ▲2015년 7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같은 명목으로 미르재단(125억원), K스포츠재단(79억원) 출연금을 공여하도록 한 혐의(이상 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로 이뤄진다.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삼성의 개별 현안들 진행 자체가 '승계작업'을 위해 이뤄졌다거나, '이재용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를 위해 추진됐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모두 무죄로 봤다.
 
 해당 범죄행위 기간 동안 삼성에서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에 따라 '그룹 승계 도움'이라는 기본 전제가 소멸되기 때문에 뇌물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날 2심 재판부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이 존재했다"며 생각을 달리 했다.

 재판부는 "승계작업은 그 성질상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제도적·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며 "이재용으로서는 미래전략실을 통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권을 최대한 강화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015년 7월25일 단독 면담을 앞두고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에서 정리한 말씀자료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 등이 기재돼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승계작업과 관련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에 대해서는 "삼성그룹은 통상적인 공익활동 일환으로 생각하고 출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1심과 마찬가지로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이처럼 뇌물죄가 늘어난 상황에서 유죄에서 무죄가 된 혐의는 포스코그룹에 대한 펜싱팀 창단 요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1개에 불과하다는 것도 처벌이 가중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은 24일 최순실(62)씨의 국정농단 2심에서 최씨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618tue@newsis.com
박 전 대통령이 항소하지 않은 점도 형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재판부가 검찰 항소 부분 외의 다른 혐의들에 대해서도 직권심리를 했고 국선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 의사를 추단해 "혐의 전부 무죄를 주장한다"고 입장을 밝히긴 했다.

 하지만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에서 피고인 본인이 항소도 하지 않았는데 감형을 하긴 재판부로서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구나 박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도 법정에 나온 적이 없고,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해 실체적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는 국민의 마지막 여망마저 철저히 외면해버렸다"며 이 부분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즉, 가중을 했다라고 하기보다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어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20년·벌금 200억원·추징금 70억5281만원을, 안 전 수석에게 징역 5년·벌금 6000만원·추징금 199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최씨에게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추징금 72억9427만원을, 안 전 수석에게 징역 6년·벌금 1억원·추징 4290만원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안 전 수석 감형 이유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대부분 범행이 대통령 지시에 의한 것이고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 점,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일부 뇌물수수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점, 사건 실체 파악에 상당한 도움을 준 점 등을 들었다.
 
afero@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오늘의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