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필리핀 외무 "남중국해 행동규칙 구속력 없을 수도"...중국 의식

등록 2018.10.30 12:58: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남중국해=AP/뉴시스】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법정의 판결이 나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12일(현지시간)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은 '남해구단선'에 대해 역사적 권리(historic rights)를 주장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면서 필리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15년 2월27일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인근 해상에서 중국 해경 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조업 중인 필리핀 어선에 접근하는 모습. 2016.07.12

【남중국해=AP/뉴시스】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법정의 판결이 나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12일(현지시간)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은 '남해구단선'에 대해 역사적 권리(historic rights)를 주장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면서 필리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15년 2월27일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인근 해상에서 중국 해경 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조업 중인 필리핀 어선에 접근하는 모습. 2016.07.12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필리핀이 남중국해를 규율하는 행동규칙(COC)에 법적 구속력을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시사해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30일 닛케이 신문과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다바오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억지를 겨냥 책정 중인 COC에 관해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혀 기존 아세안 입장을 후퇴시켰다.

록신 외무장관은 "COC가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세안의 남중국해 행동기준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회원국들은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주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압도적인 정치·군사력을 앞세워 남중국해 섬과 암초를 일방적으로 메우고 군사기지를 확장하고 있다.

아세안은 COC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함으로써 중국의 도발적인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인데 록신 외무장관의 발언은 여기에서 대폭 물러난 것이다.

그간 아세안은 3년 주기로 주요국을 상대하는 대화창구 국가를 지정하고 있으며 현재는 필리핀이 대중 조정역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세안이 추구하는 COC의 법적 구속력 확보에 대한 필리핀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인식할 수 있기에 회원국 간 불협화음을 부를 공산이 농후해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래 친중 노선을 강화하는 필리핀은 내달 하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문을 초청한 상황 등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런 자세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록신 장관의 발언에 왕이 외교부장은 "법적 구속력이 있든지 없든지 일단 서명한 문서는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호응했다.

COC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데 소극적이던 중국으로선 환영할만한 입장을 취하는 필리핀이 조정역을 담당하는 2021년 중반까지 서둘러 COC 책정 협의를 마칠 의향을 왕 부장은 표명하기까지 했다.

필리핀이 주도해 COC가 실효성 없는 내용으로 책정되려할 경우 다른 아세안 회원국의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록신 외무장관과 왕 외교부장은 양국 해안경비대 간 우발적인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핫라인을 구축했고 선박과 항공기와 관련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또한 왕 외교부장은 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보류한 채 서필리핀 해역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공동 개발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