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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시장 상인들 갈등…"전문 시위꾼까지" "수협 이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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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09 14:15:34
신시장 점포에 '외부세력 규탄한다' 현수막
"구시장 집회 참여 대부분 민주노련 사람들"
"시끄럽고 길도 막히니 내내 손님들 뜸해져"
"신시장 복도 좁아서 장사 불편한 건 사실"
수협이 각서 등 요구하며 갈등 조장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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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 철거가 시작되는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구 시장 앞에서 경찰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신 시장 이전 신청을 접수한 뒤 철거에 들어가겠다며 최후통첩을 한 상황이다. 2018.11.0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김제이 기자 = 수협과 노량진 구(舊)수산시장 측의 충돌이 지속되면서 신(新)시장으로 이미 이전한 상인들과 구시장 상인들 간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수협은 9일 오후 5시까지 구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신시장 이전 신청서를 받는다. 구시장 자리는 이날부터 15일까지 철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수협이 보낸 공문에 따르면 구시장 상인들은 이달 17일까지 신시장으로 입주를 완료해야 한다.

구시장 상인들 상당수는 신시장 이전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수협의 단수·단전 조치 후 연일 계속되는 농성 등에 지친데다 먼저 신시장으로 이전한 상인들과 감정의 골도 커져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시장 상인들은 "수협이 2016년 4월 신시장에 입주하는 조건으로 받은 '책임 이행 각서' 등으로 양쪽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수협이 신시장 입주 상인들에게 요구한 각서에는 ▲가입주 이후에는 비대위의 시위, 집회 등에 참여하지 않으며 이를 미이행해 현대화시장에 입주하지 못해도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가입주 이후에는 입주 상인과 어떤 갈등도 유발하지 않으며 현대화시장 입주자와 관련한 회사 지시 및 제반규정을 엄격히 준수한다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집회에 참여 중인 구시장 상인 A씨는 "신시장에 들어가면 입을 꾹 다물게 하는 조건의 각서를 쓰게 했고 수협 측의 강요가 있었다고 본다"며 "그래서 구시장과 신시장 상인들 간의 관계도 계속 나빠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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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과 구상인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현재 신시장에는 점포들마다 '본 식당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구시장(불법시장) 수산물(생선회 등) 반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쓰여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신시장 건물 외벽에도 "시장 정상화를 방해하는 외부세력을 규탄한다", "노점상연합회의 구시장 진입을 결사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었다.

앞서 신시장에 입주했다는 상인 B씨는 "이미 신시장에 입주한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신시장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외벽 현수막은) 수협 쪽에서 붙인 것으로 안다. 상인들 이름으로 적혀있지만 나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시장 상인 C씨는 "수협에서 건 현수막이 구시장과의 사이에 갈등을 악화시킨 부분이 있다"며 "나는 구시장에서 넘어왔으니 그쪽 마음이 이해되긴 한다. 무사히 이전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시장 상인들 중에서는 집회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며 구시장 상인들이 일부 시민단체에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2016년 3월 첫 입주 때 신시장에 들어왔다는 상인 D씨는 "(집회가) 차량을 막는 부분 등이 사실 불편하다. 그리고 구시장 상인들 중 요새 집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모두 민주노련(민주노점상전국연합) 사람들"이라며 "상인들은 지금 사무실에서 입주 신청하러 많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신시장 상인 E씨도 "구시장 집회로 인해 경찰이 다니고 시끄럽고 길도 막히니 내내 손님이 뜸하다. 진작 한번에 같이 들어왔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은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며 "지금 집회는 상인만 있는 게 아니라 전문 시위꾼까지 끌어와서 하는 건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결국 철거되면 남은 분들은 이전해야 하지 않냐"며 불평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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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 철거가 시작되는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구 시장에서 한 상인이 촛불을 켠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신 시장 이전 신청을 접수한 뒤 철거에 들어가겠다며 최후통첩을 한 상황이다. 2018.11.09. dahora83@newsis.com
다만 구시장 상인들의 의견처럼 신시장 자리가 복도 등 여러 면에 있어 장사하는 데 불편한 건 사실이라는 얘기도 있다.

E씨는 "확실히 복도가 좁아서 불편하다. 시장에 주된 길이 있어야 하는데 바둑판처럼 짜놓으니 협소하다"며 "물건 나르는 건 지장이 없지만 가게들이 마주보고 있으니 맞은편 가게에 손님이 있으면 길이 막힌다. 그동안은 다른 손님이 그 길을 안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수협은 지난달 23일까지 4차례 명도집행을 시행했으나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매번 무산되자 최후 수단으로 지난 5일 오전 9시부터 구시장의 수돗물과 전기를 차단했다.

이에 구시장 상인들은 거리집회를 열며 신시장 주차장 출입구를 봉고차 등으로 봉쇄해 매일 자정마다 열리는 수산물 경매를 막기도 했다.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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