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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인의 김용균' 만났다…비정규직 1박2일 시위 돌입

등록 2019.01.18 14: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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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노조, 발전비정규직 등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가 19살 김군, 24살 김용균 죽여"

구의역→전태일 동상→靑사랑채 앞 행진 돌입

'우리가 김용균이다' 투쟁문화제후 하룻밤 지새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는 1000인의 김용균들-구의역 김군과 김용균의 만남'을 마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투쟁문화제 '우리가 김용균이다’와 1박2일 노숙투쟁을 진행한다. 2019.01.1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는 1000인의 김용균들-구의역 김군과 김용균의 만남'을 마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투쟁문화제 '우리가 김용균이다’와 1박2일 노숙투쟁을 진행한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구의역 김군들'과 '김용균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죽어나가는 비정규직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교통공사노조, 발전비정규직, 비정규직100인대표단 등 청년 200명은 18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 1100만 비정규직 양산은 결국 구의역에서 19살 김군을 죽이고 발전소에서 24살 김용균을 죽였다"며 "얼마나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고(故)김용균씨 사망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대책마련 ▲비정규악법 폐기 및 노조법 2조 개정 ▲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사용자 처벌 및 정규직 전환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이크를 잡은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 지회장은 "3년 전 김군이 열차에 치어 머리가 깨지고 온몸이 으스러진 채 죽어야 했을 때 위험한 업무의 외주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이게 뭐냐"고 규탄했다. 임 지회장은 2016년 5월28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 중 열차에 치어 숨진 김군의 동료다.

외주 용역업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였던 김군의 가방에서는 먹지 못한 컵라면이 나왔다. 김군의 사망 이후 김군의 동료들은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이 됐다. 지난해 12월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옮기는 기계에 끼어 숨진 김용균씨의 가방에서도 먹지 못한 컵라면이 나왔다. 그러나 김용균씨 동료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임 지회장은 "김군의 어머니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던 이야기를 3년이 지난 지금 김용균의 어머니가 반복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또 다시 어떤 청년 노동자의 목숨을 잡아먹을 지 모르는 태안화력의 1~8호기는 여전히 운행 중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과 비정규직의 만나달라는 요구에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김용균씨의 동료인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 이준석 지회장은 "김군이 사망한 이 자리에 와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다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저희 동료인 김용균에게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며칠 전 서부발전 제1노조인 발전노조에서 용균이의 작업에 본인 과실이 크기 때문에 원청에서 책임질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며 "3년 전부터 해온 설비개선 요구를 들어줬다면 이같은 사고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아직까지도 그들은 모든 책임을 하청인 우리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용균이의 유가족들은 자식을 따뜻한 자리에 안치하지도 못하고 싸늘한 냉동고에 안치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유가족이 원하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하고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이 싸움의 끝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청와대 사랑채 앞 1박2일 투쟁의 첫 순서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비정규직 1000인 행진단을 꾸려 건대 입구~뚝섬역~충무아트센터~동대문역사문화공원~평화시장을 거쳐 오후 5시 종로구 전태일 동상 앞에 도착하는 행진에 돌입했다.

행진단은 전태일 동상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자리한다. 이들은 다시 종로5가~종로3가를 거쳐 한 차례 휴식한 뒤,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용균씨의 분향소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오후 8시 청와대 사랑채에서 '우리가 김용균이다'라는 이름의 투쟁문화제를 연다. 문화제를 마친 뒤에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하룻밤을 지샌다.

이들은 19일 오전 11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로 향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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