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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이후 노동현안 논의 표류할 듯…정치권 상황도 유동적

등록 2019.02.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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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문제 이견 좁혀가지만 합의 '난망'

정부 발표할 최저임금 개편안에 노동계 촉각

ILO 핵심 협약 문제는 노사 강대강 대립 구도

한국노총 "설연휴 이후에 노동현안 쉽지 않아"

설연휴 이후 노동현안 논의 표류할 듯…정치권 상황도 유동적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문제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등이 설 연휴 이후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도 떠오를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등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사가 사안마다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데다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 될 조짐이어서 노동 현안 논의가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우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문제의 경우 오는 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가 재개된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소속 노사 위원들은 당초 1월 말까지 탄력근로제 문제 논의를 마무리 하기로 공감대를 갖고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양측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노총이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가 복귀하는 등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노사 위원들은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폭과 함께 이에 따른 보완책으로 임금보전, 건강권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은 "탄력근로제 확대에 따른 임금보전 방안과 건강권 보장 방안을 주로 논의하고 있다"며 "이견을 좁혀가고 있지만 합의를 하는 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노사 합의안을 2월 임시국회에 넘기기 위해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타협점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위원회 밖에 있는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자체를 반대하며 이달말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상황도 유동적이다. 정부 여당은 2월 임시국회를 열어 주요 현안들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청와대가 임명 강행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보이콧하고 있어 임시국회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회의 일정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어차피 2월 국회가 열리지 않는 분위기로 갈 경우 좀 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식으로 회의체 위원들 간 의견이 모아지면 급하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중인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도 2월 임시국회 처리 사안이다.
설연휴 이후 노동현안 논의 표류할 듯…정치권 상황도 유동적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은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인상범위를 정하면 '결정위원회'가 해당 범위에서 최저임금을 정하는 이원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초안에 관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정부는 당초 1월 말까지 의견수렴 과정을 마무리 짓고 이달초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발표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당초 1월 21~30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온라인 설문조사 시한도 최근 이달 1~8일 까지로 연장해 진행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 개편안이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률 속도조절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하고 있어 정부의 개편안이 공개되면 또 다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개편안을 개악으로 규정하며 논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최저임금 개편안 내용을 보고 대응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정부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려는 ILO 협약 비준 문제도 진통을 겪고 있다. 경사노위에서 ILO 핵심협약의 단결권 보장 문제 외에 경영계가 요구하는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등을 놓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경영계는 부당노동행위 삭제, 대체근로 허용, 단체협약 유효기간 4년연장, 직장내 쟁의행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반대하고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이 문제로 지난달 31일 경사노위 논의 도중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바 있다.

이처럼 풀기 쉽지 않은 노동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설 연휴 직후 노사정 간 대립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노동 현안들이 너무 많고 복잡해 설 연휴 이후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노동계의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상호 지혜를 모으는 시간들이 필요할 것 같다"며 "같이 살겠다는 마음으로 (협상)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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