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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불법체류자 1만3천여명"…강력사건 증가 이유있었네

등록 2019.02.0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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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외국인 강력범죄 늘고 있는 추세

"불법체류 외국인 증가와 연관성 있어"

"불법체류자 감소→강력범죄 줄어들 것"

경찰, 관계기관 협력 통해 예방·대응에 최선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중국인 A(24)씨 중국 공안복장과 유사한 유니폼을 입고 제주시내 호텔서 강도 범죄 대상을 찾고 있다. 2018.05.24. (사진=제주 서부경찰서 제공)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중국인 A(24)씨 중국 공안복장과 유사한 유니폼을 입고 제주시내 호텔서 강도 범죄 대상을 찾고 있다. 2018.05.24. (사진=제주 서부경찰서 제공)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해 5월 늦은 밤 제주 시내 한 주택가에서 불법체류 중국인 A(35)씨가 잔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건설현장 책임자로 일하던 A씨는 임금 체불에 불만을 갖고 있던 중국인 4명에 둘러쌓여 실랑이를 벌이던 중 황모(42)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황씨도 불법체류자였다.

경찰에 붙잡힌 황씨는 살인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공갈)혐의로 곧 재판에 넘겨져 법정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제주도에 비자(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無査證)'제도 실시 이후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쉬운 체류 제도에 불법체류자도 크게 늘었다. 5일 법무부 불법체류자 누적 인원 자료에 따르면 제주 지역 불법 체류자는 지난 2014년 2154명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1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제주도에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은 약 1만345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5년 만에 6배나 늘어난 수치다. 늘어난 불법체류자 수에 비례해 범죄 건수도 증가했다.

연도별 제주 지역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는 2014년도에 333건, 2015년도 393건, 2016년도 649건, 2017년도 644건, 2018년 630건이다. 2016년도 이후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역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범죄의 강력화에 있다. 과거에는 외국인 범죄가 외환거래 위반이나 출입국사범 등 경제사범이나 절도와 밀수 등 생계형 범죄가 주를 이뤘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 [email protected]

그러나 최근에는 살인과 강도 등 외국인 강력범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결집력이 강한 외국인 범죄 특성상 조직화하거나 세력화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경향이 심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2년 전 외국인이 저지른 살인 사건은 단 1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강도 범죄도 2건에서 5건이 됐다.

강력 범죄 비중이 높아지자 경찰은 지난해 외국인 범죄에 대한 특별치안활동을 전개했다. 27차례의 특별치안활동을 통해 경찰은 200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출입국·외국인청과 수시로 합동단속도 펼쳐 368명을 붙잡는 등 최근 외국인 범죄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체류자 누적 인원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무사증 입국제도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무사증 제도는 지난 2002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이 제주를 방문할 때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를테면 개인이 외국을 방문할 때 출입국 허락의 표시로 여권에 찍어주는 도장(보증) 없이 해당 나라에 쉽게 드나들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를 악용해 제주에 들어온 뒤 불법 취업을 하거나 제주를 이탈하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발생한다는 점이다. 손쉬운 입국이 가능하고 이후 추적이 어려운 무사증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달 25일 제주지방경찰청 외사과와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합동으로 제주 시내 누웨모루거리와 중앙로 일대 외국인 밀집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외국인 자율방범대는 도내 거주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2019.02.05. (사진=제주지방경찰청 제공)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달 25일 제주지방경찰청 외사과와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합동으로 제주 시내 누웨모루거리와 중앙로 일대 외국인 밀집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외국인 자율방범대는 도내 거주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2019.02.05. (사진=제주지방경찰청 제공) [email protected]

경찰 관계자는 "불법체류는 그 자체로 강력범죄는 아니지만, 신분·경제적 지위가 열악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합법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일반 외국인들보다 강력범죄에 쉽게 연루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당국은 외국인 강력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불법체류자에 단속을 지속해서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제주경찰청 외사과는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양일간 도내 3개 외국인 자율방범대와 합동순찰에 나섰다.

외국인 자율방범대는 도내 거주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이들은 평소 관내 경찰서와 협력해 수시로 범죄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 경찰은 올해 출입국·외국인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 및 민·관·경이 참여하는 외사치안협의회 운영 등을 통해 불법체류자 감소와 외국인범죄 예방·대응에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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