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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만 좋은 세상···김지연 사진 기록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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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3-16 0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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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우밥집, 2017 ⓒ김지연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동사진관이 겨울 휴관을 마치고 김지연(71)의 ‘자영업자’ 사진영상전을 개막했다.

김지연은 많은 시간 오래된 낡은 건물이나 사라지는 대상에 시선을 두고 소멸 과정을 촬영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전북 진안의 사진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와 서학동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는 안정된 사회가 되려면 각 개체가 튼튼해야 한다고 본다. 열심히 일하며 남의 눈치 안 보고 살고자하는 소박한 사람들의 최소한의 행복이 보장되는 복지사회를 꿈꾼다. 하지만 평생 모은 돈으로 차린 가게를 2~3년 만에 접어야 하는 상인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터를 닦은 영세상인은 땅값이 갑자기 올라 대책 없이 쫓겨나고 만다. 존재하고 경쟁하며 살아야 할 대상이 타의에 의해 사라져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었다. 사진과 함께 생생하고 진솔한 현장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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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제광비디오, 2016 ⓒ김지연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 유지를 위해 낮에 건설현장에 가서 일해야 하거나 수 십 년째 짜장면 집을 운영하는 부부는 딸까지 나서 열다섯 시간 이상을 일해야 겨우 밥을 먹고 산다. 재고와 높은 임대료 걱정을 하던 청과집 젊은이는 인터뷰 후 문을 닫고 떠났다. 

장사가 잘 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땅값이 오른다. 그러면 집주인은 임대료를 올리거나 공간을 내놓는다며 나가라고 한다. 작가는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 되면 비싼 인테리어 비용과 권리금을 까먹고 파산을 하게 된다는 서울 경리단길 우동집 상인의 말에서 자영업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부부는 8년 동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쉬는 날 없이 일해도 손해를 봤다. 본사 배만 불린 것이다. 본전이라도 찾고 빠져나오려고 버텨보다가 큰빚에 마음의 병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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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호수이용원, 2016 ⓒ김지연
작가는 이런 현상을 두고 “자영업자 개인의 노력이나 운에 좌우하는 것이 아닌 자본주의의 모순”이라고 한다. 이런 고민을 사회가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홍구 고은사진미술관장은 김지연의 작업을 ‘소확예’라고 본다. “김지연의 사진과 동영상이 현실에 관해 말하는 범위는 제한적이지만 그 제한성은 사진, 동영상, 예술 따위의 매체가 가지는 한계다. 그리고 김지연은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게 아니라 그 한계 속에서 자신이 할 일을 한다. 일종의 소확행, 아니 소확예. ‘소소하지만 확실한 예술’로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지금 우리 시대 모든 예술, 아니면 인간들의 운명일 것이다. 김지연의 사진들이 말하는 것은 이미지를 넘어 삶에 관해 낮은 목소리를 질문한다. 마치 동영상 속에서 다방 주인에게 조곤조곤 묻듯이”

전시는 3월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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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철스짜글이, 2016 ⓒ김지연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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