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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박사 늘었는데…국공립대 교수 임용은 16%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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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5-12 08:00:00
교수 22% 차지 공학계열은 여성 박사 소수
"보다 강력한 제도 실시 및 인식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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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교 여성 교수의 비율은 4명 중 1명이 채 안 되는 23.4%다. 임용된 후에도 지위가 낮은 조교수에 가장 많이 몰려있으며, 특히 국공립대는 여성 총장 또는 학장이 전무하다. 2019.05.12. (자료=논문 '국공립대 여성교수 현황 분석 및 비율 확대 방안 탐색' 중 발췌)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 2003년 국·공립대 여성교수 채용목표제를 도입하면서 여성교수가 꾸준히 늘었지만 여전히 10명 중 여성은 2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박남기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과 박효원 성균관대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논문 '국공립대 여성교수 현황 분석 및 비율 확대 방안 탐색'에 따르면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여성은 지난해 37%까지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실제 국공립대가 임용한 여성교수는 16%에 불과하다. 사립대는 28.6%다.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중 여성의 비율은 대폭 늘었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박사학위 취득자 5586명 중 여성 박사는 1144명(20.5%)이었으나 2009년 처음으로 30%를 넘긴 데 이어 지난해 37.8%로 꾸준히 늘었다. 약 20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여성도 증가해 지난 2016년 기준 37%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년을 보장받은 여성 교수의 비율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 여성교수 숫자는 지난 2011년 7만3684명(21.8%)에서 지난해 8만636명(25.9%)으로 늘어나고는 있다. 그러나 이는 전문직 중 초·중·고 교사 60%, 의료계 34.4%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낮은 수치다. 오랫동안 남초 직업인 법조인(26.1%)과는 성비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03년 국·공립대 여성교수 채용목표제 도입과 지난 2015년 정부의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수립 이후 성과는 있었다. 사립대는 2011년 5만7325명(24.3%)에서 지난해 6만2836명(28.6%)으로 4.3%포인트, 국공립대는 1만6359명(13.2%)에서 1만7800명(16.4%)으로 3.2%포인트 증가했다. 서울대학교 공대는 73년만에 올해 처음으로 여성교수를 임용해 화제를 모았다.

연구진은 여성박사 비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박사학위를 딴 후 약 5년 후에 임용된다는 점에 비춰 임용에서 성차별의 심각성 여부를 추측했을 때 2012년 국내박사학위를 딴 여성은 32.8%, 외국박사학위를 딴 여성은 36.9% 수준이지만 6년 뒤인 지난해 여성교수 비율은 11%포인트 낮은 25.9% 수준이다. 연구진은 해가 지나도 성차별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6년 전보다 성차별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학 유형별로 살펴보면 4년제 일반대학교의 여성교수 비율이 눈에 띄게 낮다. 지난해 전문대학의 여성교수 비율이 39%로, 4년제 일반대학교(23.4%)나 교육대학교(28.4%)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여성교수 규모가 지위가 낮은 조교수에 가장 많이 몰려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교의 전임교원 중 총장 또는 학장 비율은 7.5%에 불과하다. 국·공립대에서 여성 총장·학장은 전무하다. 가장 지위가 낮은 조교수가 35.5%로 가장 많고 부교수는 26.6%, 정교수는 15.8%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성비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원인으로 학문계열별 성비에 주목했다. 특히 국내 교수 9만902명 중 공학 전공 교수가 22.6%를 차지하는데, 이 분야 여성 박사의 비율은 2017년 기준 9.7%에 그친다. 공대 교수 중 여성 교수의 비율도 5.3%에 불과하다.

반면 가정학이나 간호학 전공은 전통적으로 여성 박사의 비중이 높아 두 전공이 많이 개설된 사이버대는 여성교수 비율이 46.9%를 차지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학과계열별 차이를 감안해도 대학에서 여전히 남성 위주의 교수 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학의 자율성에만 맡겨둘 경우 불합리한 차별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이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지금처럼 여성교수 임용 시 인센티브를 주고, 계획만큼 추진되지 않을 경우 대학명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학의 여성 교수 임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교수 비율이 특정 성별이 3분의 2 이상 임용돼 있다면 여성만 채용하도록 강제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지난 3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국·공립대 교원의 특정 성별이 4분의 3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밖에 ▲국공립대 여성교수 조직 적극 지원 ▲채용 관련 핵심 위원회에 여성교수 비율 확대 ▲국공립대 교원임용 양성평등위원회(가칭)를 구성 을 제안했다.

문화·인식적 측면에서 개선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임용권자인 대학 총장도 여성교수들조차 현실적으로 자녀 육아 부담이 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보직이나 국가재정지원사업 업무 등 대학의 중추 업무를  맡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따라서 "은밀히 이어지는 성차별을 완화시키려면 각 계열별 여성교수 비율에 대한 중장기 도달 목표를 지금보다 높게 수립하고, 교육부가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격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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