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가 급진좌파?…美 군비통제에 '소련 앞잡이'라 안해"
"군사합의 급진좌파 이상주의 정책 아냐"
"지난 정부에서 발전한 걸 구현한 것일뿐"
"예비역 선배들도 밤새가며 연구했던 것"
"군비통제, 이상주의 아닌 오랜 군사전략"
"보편적인 관점서 오해 해소할 필요있어"
"교착상태 뚫어가는 것도 결국 군사합의"
"남북 합의 지켜나가…긍정측면 강조돼야"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2018.09.19. [email protected]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학술 세미나에서 "9·19 군사합의는 진보정부가 급진좌파 이상주의 정책에 기반해서 만든 새로운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일부 예비역 장성 단체에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군사합의는 오랫동안 '이런 방안들이 구현되면 좋겠다'고 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온 게 구현된 것"이라며 "반대하는 선배들도 밤새고 노력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이 군비통제 담당관을 '소련의 앞잡이'라고 했냐"고 반문하며, "그렇지 않았다. 전문직업군이기 때문에 선거로 당선된 정부를 뒷받침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 교수는 "군이 정치보다 상위에 있지 않다"며 "미국 펜타곤에서 군비통제를 추진한 미군을 보수언론이 정치에 굴종한 앞잡이라고 하지 않았다. 어느 나라도 그런 나라는 없다"고 거듭 언급했다.
또 김 교수는 "전문직업군인 제도를 위험하게 흔들면 안 된다"며 "민군관계 속에서 국방부와 군은 군사적 조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출된 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에는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오해 없어야 한다. 남북 군사합의는 비핵화와 함께 필요할 때는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원장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김 교수는 "미국 군비통제를 적극 추진한 정권도 모두 공화당이다. 닉슨 전 대통령이 군비통제를 추진했다고 '좌파'라고 비난 받았냐"며 "보편적인 관점에서 군비통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 정부(MB·박근혜 정부) 동안 계속 발전된 내용을 구현하는 게 9·19 군사합의"라면서 "체계적인 이론과 장기적 추진전략을 가지고 한미 간 공조 하에 같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미·남북간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도록 군사분야 합의에서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년 되돌아보면 이 모든 시발점이 군비통제였다"고 평가하며, "교착상태에 있는 것을 뚫어나가는 것도 군비통제에서 나가야한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2017년에 총 27회 핵과 미사일 관련 실험을 했지만, 2018년은 도발이 제로(zero)"라며 지난 4일과 9일 발사체·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2017년 11월 이후 추세에서 벗어난 이상점(outlier)"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그는 "압력밥솥이 있는데 불만 때면 터지지 않나, 군사합의는 압력밥솥에서 수증기를 빼는 조치였다"고 비유하며, "상황 변화로 인해서 교착과 절망감을 줄 수 있는 북한의 행태가 나오지만,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고 위반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남북이 공히 지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 위원은 군사합의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측이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으로 영향이 있는 대안 중 하나를 장사정포의 후방배치로 봤다. 그는 지금의 서부지역 군사분계선을 40㎞ 후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 위원은 "군사분계선 서부전선이 수도권 안전 보장에 중요하다"면서 "파괴 총량을 보면 장사정포는 굉장히 많은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 이것을 뒤로 물리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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