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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합의가 급진좌파?…美 군비통제에 '소련 앞잡이'라 안해"

등록 2019.05.16 15: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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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합의 급진좌파 이상주의 정책 아냐"

"지난 정부에서 발전한 걸 구현한 것일뿐"

"예비역 선배들도 밤새가며 연구했던 것"

"군비통제, 이상주의 아닌 오랜 군사전략"

"보편적인 관점서 오해 해소할 필요있어"

"교착상태 뚫어가는 것도 결국 군사합의"

"남북 합의 지켜나가…긍정측면 강조돼야"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2018.09.19.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2018.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일부 부정적 여론과 관련, 국방부 산하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에 있는 군(軍)전문가들이 반박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들은 군사합의를 정치적인 문제로 해석해 군을 흔드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군사합의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학술 세미나에서 "9·19 군사합의는 진보정부가 급진좌파 이상주의 정책에 기반해서 만든 새로운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일부 예비역 장성 단체에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군사합의는 오랫동안 '이런 방안들이 구현되면 좋겠다'고 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온 게 구현된 것"이라며 "반대하는 선배들도 밤새고 노력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이 군비통제 담당관을 '소련의 앞잡이'라고 했냐"고 반문하며, "그렇지 않았다. 전문직업군이기 때문에 선거로 당선된 정부를 뒷받침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 교수는 "군이 정치보다 상위에 있지 않다"며 "미국 펜타곤에서 군비통제를 추진한 미군을 보수언론이 정치에 굴종한 앞잡이라고 하지 않았다. 어느 나라도 그런 나라는 없다"고 거듭 언급했다.

또 김 교수는 "전문직업군인 제도를 위험하게 흔들면 안 된다"며 "민군관계 속에서 국방부와 군은 군사적 조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출된 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에는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오해 없어야 한다. 남북 군사합의는 비핵화와 함께 필요할 때는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원장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2019.05.1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원장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미영(美英) 군비통제연구소에 '비둘기파'는 없다. 군비통제는 국방부에 있는 군사전문가들이 하는 것"이라면서 "아(我)측의 강점을 줄이고 능력을 제한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적의 전쟁의지와 능력 특히 강점을 약화시키기 위한 오랜 전략이다. 평화이상주의 실현 수단으로 보면 안된다. 패러다임을 재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 군비통제를 적극 추진한 정권도 모두 공화당이다. 닉슨 전 대통령이 군비통제를 추진했다고 '좌파'라고 비난 받았냐"며 "보편적인 관점에서 군비통제에 대한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 정부(MB·박근혜 정부) 동안 계속 발전된 내용을 구현하는 게 9·19 군사합의"라면서 "체계적인 이론과 장기적 추진전략을 가지고 한미 간 공조 하에 같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미·남북간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도록 군사분야 합의에서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년 되돌아보면 이 모든 시발점이 군비통제였다"고 평가하며, "교착상태에 있는 것을 뚫어나가는 것도 군비통제에서 나가야한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2017년에 총 27회 핵과 미사일 관련 실험을 했지만, 2018년은 도발이 제로(zero)"라며 지난 4일과 9일 발사체·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2017년 11월 이후 추세에서 벗어난 이상점(outlier)"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05.1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안보 학술 세미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에서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05.16.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지난 1년을 봤을 때 9·19 군사합의 사항이 전반적인 면에서 거의 대부분 가장 핵심적인 것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특히 "지상·해상·공중에서 적대행위가 안 일어난다. 이런 것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9·19 군사합의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해야하고, 긍정적 측면을 강조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압력밥솥이 있는데 불만 때면 터지지 않나, 군사합의는 압력밥솥에서 수증기를 빼는 조치였다"고 비유하며, "상황 변화로 인해서 교착과 절망감을 줄 수 있는 북한의 행태가 나오지만,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고 위반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남북이 공히 지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 위원은 군사합의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측이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으로 영향이 있는 대안 중 하나를 장사정포의 후방배치로 봤다. 그는 지금의 서부지역 군사분계선을 40㎞ 후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 위원은 "군사분계선 서부전선이 수도권 안전 보장에 중요하다"면서 "파괴 총량을 보면 장사정포는 굉장히 많은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 이것을 뒤로 물리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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