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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부실수사 후폭풍…경찰 "할만큼 했는데" 한숨

등록 2019.05.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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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서울청 앞 기자회견 예고

靑 홈페이지엔 청문회 등 요구 청원

경찰 "온갖 노력 다해" 억울함 토로

버닝썬 사태 관련자 총 93회 조사도

버닝썬 부실수사 후폭풍…경찰 "할만큼 했는데" 한숨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정초부터 여론을 들끓게 한 버닝썬 사태 수사가 일단락 됐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요 여성단체들은 이번 수사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까지 예고했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버닝썬 사건에 대한 특검과 청문회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6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경찰은 이같은 여론 반응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수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조사에 최선을 다했고, 법리적으로도 최대한 혐의점을 잡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11개 시민·여성단체는 17일 오전 10시30분 서울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명운이 다했다-버닝썬 수사결과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명운'을 언급할 정도로 150여명의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지만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찰이 밝혔던 포부가 무색하게 그 결과는 초라하다"면서 "이번 수사 결과는 남성 권력이 어떻게 공고하게 작동하는지, 그래서 여성들의 문제 제기는 어떻게 손쉽게 묵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찰의 버닝썬 최종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15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 불법 향응 소비, 범죄 가담 VVIP 고객 수사 착수 및 유착 공권력 특검, 청문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버닝썬 사건에 대한 특검과 청문회를 실시해 달라는 청원이다.

청원인은 ▲마약 투약, 성매매, 강간, 인권유린, 아동청소년 성범죄, 뇌물, 탈세와 관련된 모든 혐의자에 대한 엄정한 수사 및 처벌 촉구 ▲유착 공권력에 대한 특검 및 청문회 청원 등 크게 두 가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 3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버닝썬 관련 공권력 유착 진상규명과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3.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 3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버닝썬 관련 공권력 유착 진상규명과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3.21. [email protected]

해당 청원글은 16일 오후 7시45분 기준 6만500명의 동의를 얻어냈다. 청원 하루 만에 4만명의 동의를 얻어냈다는 점만 감안한다면, 마감일인 다음달 14일까지 20만명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만 명의 동의를 얻어 낸 게시글에 대해 청와대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

경찰은 이같은 여론의 반응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 중이다.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는 사안인 만큼 법리적인 허점이 없도록 조사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 피의자로 입건된 성매매 알선·성매매 등 혐의를 받는 연예인 승리(29·본명 이승현), 유인석(34) 유리홀딩스 전 대표, 이들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윤모 총경과 윤 총경의 지인 등 50명에 대해 총 93회의 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법원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승리는 제쳐두고서라도, '경찰 유착' 수사 비판에 대해서는 강한 억울함을 드러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윤 총경 수사와 관련, "(유착 의혹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막말로 어떻게든 엮어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면서 "그 정도 털었는데 안 나오면 정말 없는 건데 몰라준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버닝썬 자금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2019.05.14.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버닝썬 자금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2019.05.14. [email protected]

이어 "요즘 같은 시기(검경 수사권 조정)에 미쳤다고 제식구 감싸기 수사를 하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정치권 등을 통해 검경수사권 조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 경찰은 전직 검찰총장을 수사하고, 검찰은 전직 경찰총장을 구속하는 등 서로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윤 총경에 대해 승리와 유 대표가 운영했던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수사 상황을 알아본 것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윤 총경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죄 혐의 적용은 하지 못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접대 받은 금액이 형사 처벌 기준인 300만원에 미치지 못했고, 뇌물죄 적용과 관련해선 주요 기준인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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