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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도, 오래되면 중독된다···성윤석 '2170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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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7-21 10: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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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선과 악, 성공과 실패, 흑과 백···. 이분법적 사고를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이분법으로 재단되지 않는다.

1990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성윤석의 시집 '2170년 12월 23일'에는 복잡다단한 삶이 담겼다. 시 67편이 실렸다.

'시를 흑백으로 쓴다 색을 버리고 덜어내고/ 긁어낸다/ 마라토너가 달리기에 중독되어가듯이 고독도/ 오래되면 중독된다 거짓 위로들로 가득한 부산함들에'('흑백 화면' 중)

시인은 "흑(어둠)과 백(밝음)은 꼭 부정적인 이미지와 긍정적인 이미지로 이분화될 수밖에 없다. 흑과 백은 번진 것이지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한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혼자 살았다/ 따라갈 수 없는 날이 많았다// 자기가 감당이 안 되는 사람이 있었다// 나도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두려워하며 살았지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매번 오늘이 그런 날// 속에서만 밀고 털고 가야 할 것이 있다'('이후의 극장' 중)

'그에겐 목적이 없습니다 11월의 나무처럼 그도/ 가야 하니까/ 가긴 가야 하니까 잎 내고 가지 내고 잎 집니다// 갈 수 없습니다'('고통' 중)

시인은 "한 권이면 족하지 했는데 다시 시집을 묶는다. 계면쩍다. 이 계면쩍음이 나중에는 뻔뻔해질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간이 두렵지만 불화와 불우 그리고 불후가 진눈깨비처럼 내리는 거리를 홀로 쏘다니며 인간의 삶을 다시 하청받겠다. 내내 어딘가 불안해 보이고 불편해서 겨우 서 있는 듯한 문장만이 내 곁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161쪽, 9000원, 문학과지성사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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