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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사망사고진상규명위, 13명의 억울한 죽음 진실 풀었다

등록 2019.09.25 11: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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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위원회 출범 1년 '조사활동 보고회'

703건 접수 13건 원인밝혀…619건 조사

이인람 위원장 "남은 2년 진상규명 최선"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창군 이래 군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중 억울한 죽음에 대한 재조사를 벌인지 1년 만에 13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출범 1주년을 맞아 25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조사활동 보고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1948년 11월30일부터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시행 전까지 군 복무 중 숨졌으나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의심의 여지가 있는 사건·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작년 9월28일 출범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국에서 703건의 군사망사건을 접수했다. 사전 조사 등을 거쳐 84건에 대한 조사를 종결했다. 이 중 13건은 진상규명에 성공했다. 현재 나머지 619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12월7일 육군 A사단 독신자 숙소에서 목을 매 숨진 정모 하사는 부사관 인사관련 규정을 위반한 갑작스런 보직변경에 따른 심적 부담감이 중요 사망원인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헌병대는 정 하사의 내성적 성격과 가정환경, 전문하사 보직 수행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자살할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했었다.

조성오 상임위원(변호사)은 "부대 내 병역관리의 허술함을 규명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이유를 과장해 사망원인을 축소함으로써 망인에게는 불명예를, 유가족에게는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1985년 7월8일 새벽 경계근무 중 자신의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모 일병은 대해서는 타살 가능성과 선임병의 구타 등이 사망원인으로 의심돼 진사규명 절차를 진행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09.2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09.28. [email protected]


그 결과 당시 힘든 부대훈련과 개인 신병을 비관해 자해를 한 것으로 조사됐던 김 일병은 선임병의 지속적인 구타가 있었고, 그로 인해 봉와직염을 앓게 됐다. 또 사망 당일 자신을 괴롭힌 선임병과 함께 야간 경계근무를 하게 되면서 근무 중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선희 비상임위원(변호사)은 "김 일병은 선임병의 구타 등 부대 내 부조리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자해사망에 이르렀음에도 개인적 요인으로 자해 사망했다고 해 명예가 훼손됐을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상처를 안겼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중 입은 부상으로 숨진 한 참전용사는 68년 만에 전사자로 인정됐다. 6·25전쟁에 장교로 참전한 박모 소위는 1951년 강제 전역처분을 받은 이후 숨졌다. 박 소위가 전투 중 부상을 당했으나 군병원 기록 등이 확인되지 않아 전사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이인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

【서울=뉴시스】 이인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


위원회는 박 소위 죽음에 대해 다양한 참고인 진술과 군복무 자료를 분석하고, 현장 확인 등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전투 중 부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판단해 전사 판정을 하도록 했다.

이밖에 1969년 선임병이 근무하는 초소에서 수류탄을 만지다 실수로 수류탄이 폭발해 숨진 김모 병장은 조사결과 평소 선임병들에게 폭언과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했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성오 상임위원은 "접수된 사건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부대 내 가혹행위와 관리부실뿐 아니라 정확한 병명을 확인하고, 사고유발자에서 피해자로, 6·25전쟁 중 부상으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건 유형과 내용에 따른 적합한 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인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은 "이번 보고회를 계기로 그 간의 조사활동을 점검하고, 미흡했던 부분을 바로잡아 남은 기간 동안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망인과 유족이 최대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망인의 순직이 결정되면 부모님이 사망한 경우에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 온 형제자매에 대한 보상, 창군 이래 최근까지 3만9000여명의 비순직 사망자에 대한 전수조사 등 국가차원의 치료와 보상체계 마련 등 정책제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위원회는 군사망사건 진정서는 2020년 9월13일까지 접수하며, 2021년 9월13일까지 향후 2년 간 조사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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