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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양자점 반도체 효율 낮추는 숨은 원인 발견

등록 2021.02.03 16: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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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분의 1초 만에 전자와 정공이 재결합하는 새로운 현상 확인

'인트라밴드 오제현상' 발견해 국제 학술지에 논문발표

[대전=뉴시스] 오비탈 전자 분포 형상과 전자 충돌에 의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 전도대의 오비탈 구조(a) 및 오제현상에 대한 도식(b). 공간적으로 국한된 들뜬 전자들은 충돌하기 쉬우며 이로 전자 간 충돌에 의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이 일어난다.

[대전=뉴시스] 오비탈 전자 분포 형상과 전자 충돌에 의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 전도대의 오비탈 구조(a) 및 오제현상에 대한 도식(b). 공간적으로 국한된 들뜬 전자들은 충돌하기 쉬우며 이로 전자 간 충돌에 의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이 일어난다.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양자점(Quantum Dot) 반도체의 효율을 낮추는 새로운 현상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조민행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장(고려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가도핑 양자점을 '시분해 분광법'으로 연구해 양자점 활용 반도체의 성능을 저해하는 새로운 요인을 찾아냈다고 3일 밝혔다.

양자점(Quantum Dot)은 지름이 2~10nm(나노미터) 수준에 불과한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다른 주파수의 빛을 방출하는 등 독특한 전기·광학적 성질을 지닌다.

양자점 반도체에는 전자가 머무를 수 있는 특정 궤도(에너지 준위)들로 구성된 두 개의 밴드가 존재하며 전자가 차 있는 아래쪽 밴드를 '가전자대', 전자가 비어있는 위쪽 밴드를 '전도대', 이 둘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밴드갭(Band Gap)'이라 한다.

외부 에너지(빛)를 받은 밴드 내 전자는 위로 이동하고 이를 들뜬(excited) 전자라고 부르며, 전자가 사라진 빈자리를 정공(hole)이라 한다. 시간이 지나 에너지를 잃게 되면 전자는 다시 아래층의 낮은 에너지 준위로 돌아와 정공과 재결합한다.
 
들뜬 전자가 빛을 다시 방출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와 정공과 결합하는 경우 이 빛을 디스플레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오랜 시간 들뜬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와 정공을 이용해 전류를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들뜬 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키 위해 많은 분광학 연구가 진행됐으나 복잡한 전자전이를 명확히 관찰하지 못했고 전자의 동력학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연구서 IBS 연구진은 100펨토 초(10조 분의 1초) 단위로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펨토초 시분해 분광법'을 이용해 자가도핑 양자점(self-quantum dots) 전도대 내부에서 이뤄지는 전자 전이를 선택적으로 실시간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자가도핑 양자점은 전도대의 일부가 전자로 차 있는 입자며 펨토초 시분해 분광법을 활용하면 가전자대 정공의 영향없이 전도대 내부 전자의 움직임만을 선택적으로 관측하는데 유리하다.

관측 결과, 약 1피코 초(1조 분의 1초) 내에 전자와 정공이 재결합하는 새로운 현상이 발견됐고 이를 연구진은 '인트라밴드 오제현상(intraband Auger process)'라 이름 붙였다.

이는 기존 기술로는 관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의 발견으로 기존에 보고된 오제 현상에서는 가전자대의 정공이 에너지 전달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 반면 이번에 관측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은 전도대 전자들 간의 충돌 및 에너지 전이를 기반으로 일어난다는 차이가 있다.

양자점 반도체의 성능을 낮추는 새로운 요인을 발견, 향후 양자점 기술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 이번 연구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 '매터(Matter)' 온라인판에 지난달 30일자로 게재됐다. 논문명:Ultrafast Intraband Auger Process in Self-Doped Colloidal Quantum Dots.

1저자 임준형 연구교수는 "들뜬 전자가 빛 방출없이 정공과 빠르게 재결합하는 오제현상은 발광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양자점의 응용에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며 "기존 오제현상 외에 전도대에서도 새로운 비(非) 방사 결합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행 단장은 "전도대 내 전자 전이만을 선택적으로 관측한 결과, 양자점 기술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새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에 대한 연구는 반도체 양자물질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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