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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있다" 거짓말 불사…美 백신 새치기 만연

등록 2021.03.26 12: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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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젊은이들, 흡연·기저질환 여부 등 거짓말

[워싱턴=AP/뉴시스]지난 2월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하워드 대학의 한 클리닉에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2021.03.26.

[워싱턴=AP/뉴시스]지난 2월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하워드 대학의 한 클리닉에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2021.03.26.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몇 달 먼저 맞으려고 거짓말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꾸며댄 말로 백신을 접종한 친구에게 실망했다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자택에서 원격 수업을 듣고 있는 19세 대학생 야쿠브는 최근 동네 친구 2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천식을 앓는 여자친구나 심장 질환이 있는 아버지도 아직 접종하지 못했는데, 건강한 젊은이들이 먼저 주사를 맞은 것이다.

알고 보니 이들은 흡연자라고 거짓말해서 접종 자격을 얻었다. 일리노이주는 우선 접종 대상자에 흡연자를 포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31세 스타트업 직원 손버그의 친구는 이달 초 당국의 백신 예약 사이트에서 개인 정보를 거짓으로 입력해 접종을 받았다. 손버그는 암 투병 뒤 면역 체계가 약해졌지만 아직 접종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은 엄마를 떠올렸다. 그는 "엄마는 지난해 3월 이후 식료품점에도 가지 못했다"며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는 실태를 폭로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글을 보면 "건강한 30세인 내 친구가 백신을 맞으려고 기저질환을 꾸며냈다고 했다.", "내 친구 다수가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일한다고 거짓말하고 접종했다" 등의 내용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들도 제도에 허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백신 새치기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두더지 잡기 게임"에 비유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접종을 시작했다. 주마다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의료진, 요양원 거주자, 고령자를 최우선으로 접종했다. 이후 필수 업종 종사자, 교사, 기저질환자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 대부분 주는 5월1일까지 접종 자격을 16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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