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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사향노루 등 민통선 이북에 멸종위기 44종 서식...생물 다양성 '보고'

등록 2021.06.1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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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15~2020년 민통선 이북지역 생태계 조사'

민통선 이북에 국내 생물종 16.1% 서식

1㎢당 생물종 국립공원과 유사…서부 지역 다양성↑

철원 토교·화천 고둔골 등 개발 압력…보호방안 필요

[서울=뉴시스]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순으로 두루미, 버들가지, 분홍장구채, 사향노루. (사진=환경부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순으로 두루미, 버들가지, 분홍장구채, 사향노루. (사진=환경부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민간인 통제선(민통선) 이북지역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의 16%인 431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당 생물종 수는 국립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대체로 파주·철원·연천 등 서부 지역이 동부 지역보다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화천 고둔골, 철원 토교 등 일부 지역은 향후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시 개발 가능성이 높아 생태계 보전을 위한 방안이 강구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5~2020년 민통선 이북지역 생태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민통선 이북지역을 5개 권역 39개 조사경로로 구분한 뒤 매년 1개 권역에서 지형, 식생, 동·식물 등 10개 분야를 계절별로 조사했다.

멸종위기 44종 등 4315종…전체 생물종 16% 서식

민통선 이북지역 서식 생물종은 총 4315종이며,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은 44종이다.

분류군별 생물종과 멸종위기종은 ▲식물 1126종(2종·괄호 안은 멸종위기종) ▲포유류 24종(6종) ▲조류 145종(17종) ▲양서·파충류 29종(5종) ▲육상곤충 2283종(4종) ▲어류 81종(8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334종(4종) ▲거미 293종(0종)이다.

이 가운데 양서·파충류는 국내 서식이 보고된 54종 중 53.7%인 29종이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구렁이, 금개구리, 남생이, 맹꽁이, 표범장지뱀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는 213종 중 가는돌고기, 꾸구리, 다묵장어, 돌상어, 버들가지, 한둑중개 등 81종(38%)이 관찰됐다.
 
[서울=뉴시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생태계를 조사한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 (자료=환경부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생태계를 조사한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 (자료=환경부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면적이 1133㎢인 민통선 지역은 전체 국토 면적(10만413㎢)의 1.13%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 2만6814종 가운데 16.1%가 서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당 생물종 수를 비교한 결과 서부 임진강하구 11.6종, 서부평야 13.7종, 중부산악 6.7종, 동부산악 5.2종, 동부해안 6.1종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악산 국립공원(10.1종), 오대산 국립공원(7.4종), 덕유산 국립공원(8.8종) 등 생물종 보호지역인 국립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멸종위기종 44종 가운데 두루미 및 재두루미, 사향노루, 버들가지는 현재 민통선 이북지역에서만 서식하거나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 Ⅰ급 두루미, Ⅱ급 재두루미는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 생존 개체 수의 50%가량이 철원 평야를 중심으로 연천, 파주에서 월동한다. 이 지역은 농경지가 많고 하천, 저수지가 있어 서식에 유리하다.

멸종위기 Ⅰ급 산양과 사향노루는 강원 화천·양구·고성 일대 산악 암반지대에서 확인됐다. 냉수성 물고기인 멸종위기 Ⅱ급 버들가지는 고성군 남강 상류, 지경천 등 하천이나 산간 계곡에서 제한적으로 확인됐다.

서부 지역 생물 다양성 풍부…화천 고둔골 등 보전 방안 필요

[서울=뉴시스] 생태계 보호가치가 높은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 12개 경로. (자료=환경부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생태계 보호가치가 높은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 12개 경로. (자료=환경부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권역별 생물종을 비교한 결과 파주·철원·연천 등 서부 지역의 생물종 다양성이 양구·인제·고성 등 동부 지역보다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5개 권역별 생물종 수는 ▲서부 평야(철원·연천) 2409종 ▲중부 산악(철원·화천) 2066종 ▲서부 임진강하구(파주·여ㄴ천) 1843종 ▲동부 해안(인제·고성) 1401종 ▲동부 산악(양구) 1350종 순이다. 서부 지역에 산림, 하천을 비롯해 농경지가 있어 서식에 유리한 환경인 것으로 분석됐다.

5개 권역 39개 조사 경로 중에선 철원 토교, 화천 고둔골, 고성 지경천 등 12개가 상대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우수' 점수를 받았다.

당국은 지형, 식생, 생물종 다양성, 멸종위기종, 서식지 다양성 등 15개 지표를 활용해 '우수'(보호가치 높음), '양호'(보호 고려), '미흡'(보호가치 낮음 등 세 단계로 생태계 우수성을 평가한다.

철원 토교 경로는 두루미, 흰꼬리수리, 새호리기, 벌매 등 다수 멸종위기 조류를 포함해 1202종이 서식한다. 사향노루와 산양이 서식하는 화천 고둔골 경로는 지형·멸종위기종 등 11개 지표에서 '상' 점수를 받아 보호가치가 가장 높았다.

특히 이 두 지역을 비롯해 고성 지경천, 연천 두현리와 빙애, 철원 성제산은 향후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시 개발 가능성이 높아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화천 고둔골 경로는 백암산 일대 케이블카 등으로 생태계 교란이 증가하고 있다. 철원 토교 경로는 두루미 핵심 서식지 보호 등의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 지경천은 버들가지, 한둑중개, 물장군 서식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천 두현리 경로는 모래 하천 훼손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남댐이 근처에 있는 연천 빙애 경로는 다양한 하천 지형에서 서식하는 가는돌고리, 꾸구리, 돌상어를 보호하기 위해 댐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원 성제산은 전술도로 절개사면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Ⅱ급 분홍장구채 집단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다.

홍정섭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민통선 이북지역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생태계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진 만큼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관계부처, 지자체, 전문가 등이 협력해 생태계 보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제2차 비무장지대(DMZ) 및 민북 지역 생태계 조사(2021~2026년)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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