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성사된 야구 한일전…또 명승부 펼쳐지나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 대한민국의 경기, 9회말 2사 3루 상황 김현수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이정후를 비롯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1.08.01. [email protected]
일본 야구 대표팀은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7-6으로 승리,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앞서 벌어진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11-1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둬 준결승에 선착했다.
이스라엘, 미국과 B조에 속한 한국은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 1라운드에서 A조 2위인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은 뒤 2라운드에서 이스라엘을 완파해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과 A조에 편성된 개최국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2승을 챙겨 1위를 차지,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 직행한 후 B조 1위 미국을 꺾고 4강에 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프로 선수로 대표팀을 꾸린 1998년 이후 일본을 상대로 총 36경기를 치러 19승 17패로 우위를 점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이 일본에 패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일본과 두 차례 대결했다.
당시 예선에서 한국은 일본과 10회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3·4위 전에서는 '일본 킬러' 구대성의 완투와 이승엽의 결승타로 3-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둬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이전에 야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예선에서 2-2로 맞선 9회에만 3점을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해 5-3으로 이겼다.
준결승에서 일본과 재대결한 한국은 8회 터진 이승엽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6-2로 승리, 결승 무대를 밟았다.
'영원한 숙적'인 한국과 일본의 대결에서는 늘 짜릿한 명승부가 연출되곤 했다. 역사적 관계 때문에 두 나라 모두 국제대회에서 맞붙을 때마다 '배수의 진'을 치고 전력을 다한다.
한일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속의 8회'다. 역대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대결에서 유독 8회에 점수를 뽑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역사는 1963년 제5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까지 올라간다. 당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김응용이 1-0으로 앞선 8회 쐐기 투런포를 날려 한국의 3-0 승리에 앞장섰다.
한국은 1982년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는 0-2로 끌려가던 8회 대거 5점을 올리며 일본에 5-2로 역전승을 거뒀다. 8회 1점을 만회한 뒤 1사 3루에서 나온 김재박의 '개구리 스퀴즈 번트'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2사 1, 2루에서 한대화가 역전 결승 3점포를 작렬했다.
[요코하마=AP/뉴시스]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미국에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는 일본 야구 대표팀. 2021.08.02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일본과 7회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서다 8회 균형을 깨며 승리를 일궜다. 8회 2사 2, 3루에서 이승엽이 당시 '괴물 투수'로 군림하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8회에 기적이 쓰여졌다. 일본과 1라운드 첫 대결에서 1-2로 뒤진 8회 이승엽이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승리를 챙겼다. 일본과의 2라운드 재대결에서는 0-0으로 맞선 8회 1사 2, 3루에서 이종범이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2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13년 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도 '약속의 8회'가 있었다. 당시 준결승에서 2-2로 팽팽히 맞선 8회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투런포를 작렬, 일본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를 무너뜨렸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약속의 8회'는 연출되지 않았지만, 한국은 9회 짜릿한 역전승을 연출했다. 당시 대회 예선에서 일본에 0-5로 패배한 뒤 칼을 간 한국은 준결승에서 4-3으로 역전승했다.
당시 일본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에 눌려 8회까지 0-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정근우의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만회한 뒤 이대호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2009년 WBC는 한일전을 무려 5번이나 치렀던 대회다. 아시아 지역예선인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예선, 결승전을 치렀고, 미국에서 열린 본선 2라운드에서도 같은 조에 속해 예선과 결승전을 반복했다. 당시 한국은 준우승을 했는데, 결승 상대도 일본이었다.
당시 한국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김광현이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2-14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한 번 참패를 맛본 한국은 1라운드 결승전에서 봉중근, 정현욱, 류현진, 임창용의 쾌투를 앞세워 일본을 1-0으로 꺾었고, 8강전에서도 봉중근의 역투에 힘입어 4-1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결승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일본에 3-5로 석패해 아쉽게 우승을 일본에 내줬다.
가장 최근 한일전은 2019년 프리미어12에서였다. 한국은 두 차례 치러진 한일전에서 모두 졌다.
한국은 슈퍼라운드 4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8-10으로 졌다. 이승호와 이용찬 등 투수진이 난조를 보이면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에서도 한일전이 성사됐는데, 한국은 타선이 2회부터 한 점도 내지 못하면서 3-5로 석패했다. 한국은 프리미어12 준우승으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지만, 한일전 패배 탓에 마음껏 웃지 못했다.
2년 전 일본에 연달아 졌을 당시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설욕을 다짐했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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