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도쿄올림픽 결산②]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난 올림픽

등록 2021.08.08 10: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코로나19 사태 속에 강행…국민 반대 극심

개막 앞두고 온갖 악재 속출

방역엔 구멍…선수촌에도 확진자 속출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앞둔 23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올림픽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지나가는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개회식은 일반 관중 없이 귀빈과 대회 관계자 등만 참석 예정이다. 2021.07.23. 20hwan@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앞둔 23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올림픽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지나가는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개회식은 일반 관중 없이 귀빈과 대회 관계자 등만 참석 예정이다. 2021.07.23. [email protected]

[도쿄=뉴시스] 김희준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이 8일 폐회식을 갖고 17일간 열전을 마무리한다. 개막 자체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사상 유례가 없는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이다.

원래 2020년 7월 24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은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개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결국 지난해 3월 2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대회를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1년 후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이라는 바람 속에 연기 결정을 내렸지만, 코로나19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개막일은 다가오는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여전했다.

IOC와 일본 정부의 결정은 도쿄올림픽 개막 강행이었다. 일본 국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IOC와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기우는 현실이 됐다. 도쿄올림픽 대회 기간중 일일 확진자 수 1만5000명을 돌파하며 일본 코로나 발생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도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 13일 선수들이 생활하는 선수촌이 문을 열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선수단 입촌 상황 등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며 선수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채 선수촌과 경기장 등 필수적인 장소만 오갈 수 있다. 외부 식당, 상점 등은 자유롭게 다닐 수 없다. 또 선수촌에 체류 중인 선수들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은 14일 올림픽 선수촌의 모습.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2021.07.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도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 13일 선수들이 생활하는 선수촌이 문을 열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선수단 입촌 상황 등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며 선수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채 선수촌과 경기장 등 필수적인 장소만 오갈 수 있다. 외부 식당, 상점 등은 자유롭게 다닐 수 없다. 또 선수촌에 체류 중인 선수들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은 14일 올림픽 선수촌의 모습.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2021.07.14. [email protected]

거센 논란 속에 개막을 강행한 도쿄올림픽은 개막 직전에도 각종 사건·사고에 몸살을 앓았다.

도쿄올림픽 전기 기술 스태프인 영국인과 미국인 4명이 코카인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올림픽 조직위 아르바이트생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남성 대학생이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또 개막식 나흘 전 개·폐회식 음악감독이었던 일본 음악가 오야마다 게이고는 학창 시절 장애가 있는 반 친구를 수 년 간 괴롭힌 사실이 논란이 돼 음악감독직을 내려놨다.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는 개·폐막식 연출 담당자 고바야시 겐타로가 해임됐다. 과거 유대인 대학살을 콩트 소재로 삼은 영상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비난을 받은 탓이다.

선수를 비롯한 대회 관계자의 동선을 관리해 '안전한 올림픽'을 만들겠다고 자신했지만 방역에도 구멍이 났다.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국 골프 대표팀 고진영이 5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2라운드 1번홀에서 더위를 식하고 있다. 2021.08.05. myjs@newsis.com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국 골프 대표팀 고진영이 5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2라운드 1번홀에서 더위를 식하고 있다. 2021.08.05. [email protected]

조직위가 7월 1일부터 도쿄올림픽 관련 확진자를 집계·발표한 가운데 7일까지 올림픽 참가 선수 29명을 포함 총 404명의 대회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선수촌에서도 개막을 6일 앞둔 7월 17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줄줄이 확진자가 나왔다.

선수촌 확진자 발생에 불안함을 느낀 미국 기계체조 대표팀은 선수촌에 머무는 대신 호텔에서 지내는 것을 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기권하는 사례도 적잖았다. 태권도 여자 57㎏급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페르난다 아기레, 미국 육상 장대높이뛰기의 샘 켄드릭스 등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서지 못했다.

대회 막바지에는 조직위가 선수, 대회 관계자들이 쇼핑센터, 번화가 식당 등을 방문하는 것을 묵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도쿄=AP/뉴시스] 도쿄 시내

[도쿄=AP/뉴시스] 도쿄 시내

또 선수촌에서 매일 밤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선수촌 시설도 대회 내내 논란거리였다. 선수들은 불편한 시설에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골판지 침대'는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골판지로 만들어진 선수촌의 침대를 두고 '안티 섹스(성관계 방지) 침대'라고 표현했다.

미국 장거리 육상선수 폴 첼리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누가 소변이라도 보면 골판지가 젖어서 침대가 내려앉을 것"이라며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도쿄=AP/뉴시스] 5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전문가 회의인 '기본적대처방침 분과회'를 열고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에 준하는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 적용 지역을 8곳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08.05.

[도쿄=AP/뉴시스] 5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전문가 회의인 '기본적대처방침 분과회'를 열고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에 준하는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 적용 지역을 8곳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08.05.

한국 역도 국가대표 진윤성도 선수촌 침대의 프레임이 찢어진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좁은 욕실과 화장실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TV와 냉장고가 없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불편함을 호소하자 조직위가 "기본적으로 냉장고와 TV는 유상 대여 대상"이라며 돈을 내야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놔 선수들이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세탁 문제도 선수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세탁물을 분실해 5일 만에 찾거나 세탁실이 적어 1~2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생기자 선수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분노한 것은 선수 뿐만이 아니었다. 취재진은 입국 후 14일 동안은 미디어 수송차량(TM)과 방역택시만 이용이 가능했는데,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연일 각국 취재진이 불편함을 겪었다.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수들이 마스크를 벗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photo@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수들이 마스크를 벗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email protected]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도쿄 아쿠아틱스센터까지 1시간 반이 걸린 일도 있었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연일 폭염이 이어져 야외에서 경기를 치러야하는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 경보 선수 마사토라 가와노는 경기 중 구토를 하기도 했다.

폭염에 경기 시간도 조정해야 했다.

테니스 선수들이 찜통 더위 때문에 고통을 호소해 경기 시작 시간이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바뀌었고, 여자 축구 결승전도 저녁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7일 오전 7시 시작 예정이었던 여자 마라톤은 1시간 앞당긴 오전 6시 시작됐다.

폭염을 피해 마라톤 경기 장소를 도쿄가 아닌 삿포로로 옮기기까지 했으나 34도까지 오르는 '21년만의 불볕더위'로 출전선수 88명 가운데 15명이 완주를 포기해야 했다.

여기에 대회 중반 태풍까지 찾아와 여자 골프 4라운드 경기가 취소될 위기에 처하는 등 대회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뻔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