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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주한미군도'…아프간 후폭풍에 韓·美전문가도 '와글와글'

등록 2021.08.19 15: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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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야, 한국과 아프간 다르다 한목소리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언급 중

한국에서도 미국 국익 판단의 가변성 주목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탈레반 전사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시에서 순찰하고 있다. 2021.08.17.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탈레반 전사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시에서 순찰하고 있다. 2021.08.17.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전 세계가 그 파장을 주목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군의 해외 주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과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달리 주한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언론브리핑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가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의 철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반복해서 밝혔듯이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해왔다"고 답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한국과 유럽 등은) 우리가 오랜 시간 실제 주둔을 유지한 곳이고, 내전도 벌어지지 않았다"며 "우리가 아프간에 주둔했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09

[워싱턴=AP/뉴시스]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09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아프가니스탄과 한국 상황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동북아시아의 민주 국가이자 세계 11위 경제 대국인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다르다"며 "한국은 미국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공약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위협했을 때 미 의회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아예 입법화했다"고 설명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도 이 방송에 "한국 상황은 아프가니스탄과 너무 달라 비교 자체가 유용하지 않다"며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비해 미국에 전략적 가치가 한없이 크고 민주주의 동맹인 데다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자유와 조국을 위해 기꺼이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이미 증명했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부대 예포식이 진행되고있다. 2021.07.02. 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부대 예포식이 진행되고있다. 2021.07.02. [email protected]

하지만 미국 일각에서는 주한미군도 영원히 주둔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는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에서 미국의 신뢰성과 정치적 의지에 대한 도전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상황도 가정해 봐야 한다"며 "한국군은 아프간 정부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뛰어나지만 북한은 적어도 한국이 미군의 공백을 기꺼이 받아들일지 알아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방송에서 "만약 한국이 미국을 지원하는데 관심이 없고 (쌍방이 아닌) 한쪽의 동맹관계를 갖겠다고 하거나 방위비 분담금 지불을 거절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거절한다면 미국의 입장에선 한국은 덜 중요한 동맹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해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폴 라캐머라(오른쪽부터)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주한미군사령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 사령관 겸주한미군 사령관,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자리하고 있다. 2021.07.02. 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폴 라캐머라(오른쪽부터)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주한미군사령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 사령관 겸주한미군 사령관,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자리하고 있다. 2021.07.02. [email protected]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9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국제정치적 함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더 이상 미국이 외국의 내분에 미군을 끝없이 파병하는 것은 국내적으로 수용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이어 "그런 점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미국 국익 판단의 가변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바이든식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할 수 있겠다"며 "이는 한국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게도 동맹으로서의 책임과 역할, 그리고 군사주권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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