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이잉원 미군 대만 주둔 발표에 과격대응 안할 것"

차이잉원 미군 대만 주둔 첫 인정에 대한 전문가 분석

"중국, 미국 대응해 군사적 대비 강화할 것"

[타이베이=AP/뉴시스]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10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열린 중화민국 수립을 축하하는 쌍십절 행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10.10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자국 내 미군의 존재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즉각 과격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차이 총통의 첫 공식 인정에 중국이 군사적 대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격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27일(미국시간)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우방국들이 대만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군이 훈련 목적으로 자국 내 주둔해 있다는 사실을 최초 확인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에서 주둔군을 공식적으로 철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군의 대만 소규모 배치를 암시하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차이 총통이 대만 내 미군 주둔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중국 정부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차이 총통과 그가 이끄는 민진당 당국을 겨냥해 “수전망조(数典忘祖·근본을 잊다)하고 국가를 분열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결말이 있을 수 없다”면서 “대만 분리독립은 죽음의 길, 이를 지지하는 것도 죽음의 길”이라고 비난했다.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차이잉원이 대만 내 미군의 존재를 공개한 것은 중국에 대한 심각한 정치적, 군사적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고수하고 대만 대중의 지지를 호소할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미국과의 군사적 투쟁을 위한 대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연합대학 대만연구원 주쑹링 소장도 이번 발언으로 중국의 대만 전략이 과격하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 소장은 "우리가 전쟁이나 다른 방법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 봉쇄'라는 문제에 직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국면 전개를 위한 전략적 기회를 확보해야 하고, 그 이후 전략 수정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왕쿵이 대만국제전략연구회 회장은 "차이 총통의 발언은 중국을 상대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활용해 온 미국을 외통수로 몰아넣었다"고 분석했다.

왕 회장은 "차이 총통은 이제 전략적 모호성을 명확성으로 전환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대만의 안보 강화를 돕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루예청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차이 총통이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이미 비공식적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중국에 알리고자 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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