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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주류업계 '전전긍긍'…방역 강화 우려↑

등록 2021.11.19 05:00:00수정 2021.11.19 10: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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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험도 5단계로 나눠 평가…일 확진자 3000명 이상

방역 강화되면 유흥 시장 매출 타격 불가피…주류업계 긴장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된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호프 밀집지역이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11.0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된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호프 밀집지역이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1.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주류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달 초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연말 특수 기대감이 높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만약 코로나19 확산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 정부가 방역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긴급 조치를 실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연말 상권 마케팅을 본격화한 주류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가 한숨짓는 이유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주 평가한 뒤 이를 바탕으로 조치 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위험도는 매우 낮음,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나눠 평가된다.

기준에 따라 위드코로나 시행 2주차의 방역 상황을 평가해보면 수도권은 3단계로 중간 정도의 위험도를 보였고 전국은 2단계 수준의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현 상황 수준은 큰 위험단계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더욱 높아지고 신규 확진자가 3000명대를 넘어 5000명대로 치솟을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 등이 다시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유입 이래 최다인 329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3187명)에 이어 연이틀 3000명대를 기록한 건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 수도 506명으로 일주일간 하루 평균 491명 규모로 유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류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계 빅 3를 비롯해 위스키업계가 연말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는데 방역 강화라는 암초를 만날 수 있어서다.

주류업계 빅 3중에서는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은 하이트진로가 사회적 거리두기 재시행에 따른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회사는 3분기(7~9월)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5574억원, 영업이익 4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0.7%, 3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4분기에는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이 본격화되며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방역이 강화될 경우 3분기와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위스키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위스키업계는 연말 대목 특수를 겨냥해 최근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었는데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아서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류 문화가 큰 변화를 보이며 위스키 수입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유흥 채널을 비롯해 면세점 시장 매출이 급감한 여파로 위스키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위스키업계는 저도주와 하이볼을 앞세웠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홈술이 크게 늘어난 점을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 포인트를 유흥 채널에서 가정 채널로 옮기는 자구책을 사용한 것이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위스키 신제품 출시로 이어졌고 일부 업체들은 오프라인 판촉 행사 또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제품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위스키 업계도 일단 방역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제맥주 업계의 경우 방역이 강화되면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홈술족이 즐겨찾는 수제맥주의 인기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며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수입맥주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에서 국산 수제 맥주 판매량은 11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7년 430억원대와 비교할 때 3년 만에 2.7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수제 맥주의 인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와 맞물린다.

유흥 시장에서의 맥주 소비가 줄어들고 가정 시장에서의 맥주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 방역이 강화될 경우 외부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감소하고 가정 내 술 소비량이 늘어날 수 있다.

수제맥주 업계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편의점 '4캔에 1만원' 행사에 동참하며 소비자들의 구매율을 높인다는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방역이 강화될 경우 수제맥주 업계에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대목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될 경우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지켜보면서 방역이 강화될 경우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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