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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에 익숙해진 지금,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1,2'

등록 2022.02.21 11:50:41수정 2022.02.21 12: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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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2.

[서울=뉴시스]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2.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에는 그 미술을 만들어낸 이들의 역사와 문화, 즉 세계가 깃들어 있다. 지금 “동양미술, 더 나아가 동양을 이해한다는 건 우리를 이해하는 일”인 이유이다."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2'를 출간한 강희정 서강대학교 교수는 "대부분은 미술이라고 하면 고흐나 피카소 같은 서양화가를 떠올린다"며 "서양 중심으로 서양 미술에 익숙해진 지금, 동양의 미술을 보기 위해선 우리에게 꼭 맞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동양미술의 흐름을 이해하기는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일단 ‘동양’이라는 범위부터 무척 모호하다. 일반적인 동양미술의 이미지와 실제 미술 사이에 상상할 수 없이 큰 격차도 있다. 잘 알려진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 혹은 정선이 그린 것과 같은 수묵화 등은 동양미술의 일부일 뿐이다.

책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는 미술 서양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 시선으로 미술사를 새로 쓰고 더 깊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끈다. 1권은 고대 인도 미술을 2권은 주로 중국의 미술을 다룬다.

저자는 책 속 강의를 시작하면서 “이제부터 탐험할 동양미술의 세계는 훨씬 넓고 깊습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실제로 책에서 펼쳐지는 동양미술은 그동안 쉽게 오해됐듯 지루하거나 고루한 유물이라기보다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쳤던 삶의 다채로운 흔적에 가깝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근처 절만 가도 불상을 볼 수 있는 건 쿠샨 제국이 불교를 널리 퍼뜨렸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한 번쯤 가서 봐야 한다는 경주 석굴암 본존불이 만들어진 것도 그 덕분이 아닌가 하고요. 부처를 부처답게 하는 시각적인 상징과 그리스 로마부터 서아시아, 중앙아시아까지 불상에 영향을 준 수많은 문화는 쿠샨 제국에서 새롭게 융합돼 우리나라로 전달됐어요. 우리는 그 결과물을 이 땅에서 보고 있는 셈이지요."(p. 494, 4부 2장 ‘500년의 금기가 깨지다’ 중에서)

그동안 한국 미술과 중국 미술뿐만 아니라 인도 미술, 동남아시아 미술까지 꾸준히 연구 영역을 넓혀온 강희정 교수는 복잡하게 흩어져 한줄기로 정리하기 어려운 동양미술의 흐름을 아시아 전역을 종횡무진하는 폭넓은 시야로, 그러면서도 일상의 언어로 재치 있게 풀어내는 흔치 않은 학자다.

"화상석은 돌 위에 조각하는 거라 비단이나 종이에 붓으로 그릴 때처럼 세세하게 묘사하기가 어려워요. 내용을 최대한 축약하고 사람들이 알아보기 쉬운 형태로 조각할 수밖에 없지요. 단순화해 요점만 전달하는 식으로요. 이미지만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글자를 새겨 내용을 보완했고요. 단순한 형태도, 필요할 땐 글자로 보충한다는 점도 만화책과 비슷하지 않나요? 이른바 ‘읽는 그림’이에요.")p. 348, 3부 3장 ‘유교의 교훈을 담아’ 중에서)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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