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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형 회사' 꺼내든 KT…현실화 가능성은?

등록 2022.04.01 07:30:00수정 2022.04.01 09: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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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대표, 주총서 "지주형 전환 분명 관심 있다" 언급

IDC 이어 콘텐츠·금융도 분사 가능성 '솔솔'…올해 IPO 준비

KT "지주형 회사, 기업 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책임경영 초점"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KT 이스트 사옥에 KT 로고가 설치돼 있다. 2020.07.05.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KT 이스트 사옥에 KT 로고가 설치돼 있다. 2020.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KT가 주가 부양을 위해 지주형 회사로의 구조 개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KT의 지주사 전환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이어진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융 관계사 지분 처리 문제와 예상되는 노조 반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경우, 단기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게 KT 안팎의 중론이다.

KT 구조 개편, 예정된 수순?…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한 교통정리 불가피

KT는 지난 31일 진행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지주형 회사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주회사 전환은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은 분명 관심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 KT의 사업 구조 개편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시각도 있다. KT는 주력 사업인 유·무선통신 외에 클라우드, 콘텐츠 미디어, AI(인공지능), 핀테크, IoT(사물 인터넷) 등 본사 주력 사업군만 4~5개이고, 관계 자회사만 48개에 육박한다. 사업 구조가 너무 방대하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영업비용, 의사 결정 지연 등의 부작용이 따랐다. 역설적으로 어떤 형태이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구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탈통신을 강조한다. 이달 초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서도 "KT는 통신회사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KT가 전형적인 통신업의 구조적 한계를 탈피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을 '35년 KT맨' 구 대표가 누구보다 잘 간파하고 있을 것이란 후문이다. 실제 전국 전화국사를 비롯한 부동산과 설비 등 자산가치만도 30조원이 넘는데 시가총액은 아직 9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선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김홍식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KT 시가총액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쇠퇴기에 진입한 사업은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미래 성장 산업은 육성해 각각의 개별 사업군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구 대표 또한 "KT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됐다고 본다"며 "실제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지주형으로 전환이 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주형 회사 전환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방증한다.
[서울=뉴시스]구현모 KT 대표가 31일 열린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서울=뉴시스]구현모 KT 대표가 31일 열린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이달부터 클라우드 분사…'주력 사업' 미디어·금융 다음 타자 될까

구현모 대표가 사활을 걸고 있는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 또한 이러한 방향성과 다르지 않다. KT는 디지코 사업의 핵심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내세우고 있는데, 당장 이날 KT의 클라우드 IDC(데이터센터) 사업부가 분사한다.

KT의 또다른 수종사업인 미디어·콘텐츠와 금융 부문도 별도 사업부문으로 분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재편하고, 금융은 BC카드를 중심으로 그 아래 케이뱅크 구조를 갖추는 등 사업구조 조정을 추진해왔다. 올해는 콘텐츠 부문 자회사 '밀리의 서재'와 금융 부문 자회사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정작 KT는 지주형 회사 전환과 관련, 구체적인 개편 방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주총 당시 구 대표의 지주형 회사 언급 또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 하나로 검토 중인 것이지 확정적인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KT가 금융 자회사를 갖고 있는 만큼 법적인 지주회사로의 전환도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KT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을 KT라는 큰 조직 틀에 가두기보다 비슷한 유관 사업들을 묶어 책임 경영과 시너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개편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 '지주형 회사'도 그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된 것"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준비해서 KT의 사업들이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KT 빌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0.07.05.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KT 빌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0.07.05. [email protected]



구현모 대표 연임 변수될 수도

지주형 회사 전환 이슈를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위한 승부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 주총에선 구 대표가 추진했던 박종욱 KT  각자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결국 무위에 그쳤다. KT는 박 대표가 재선임 투표 전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했다고 설명했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하루 전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박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횡령 혐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는 등 기업 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며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했다. 이같은 기류가 박 대표와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대표의 연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 대표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올 연말까지 실적 외 기업가치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고,  지주형 회사 전환 이슈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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