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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빅스텝'에…대출자 이자부담 허리 휘어진다

등록 2022.05.06 11:14:34수정 2022.05.06 12: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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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주담대 고정금리 6.6% 근접

차주 부담 확대…가계대출 감소세

미 연준 '빅스텝'에…대출자 이자부담 허리 휘어진다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국내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세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앞서 대출을 실행한 차주들의 이자부담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주택 구입을 위해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 범위는 4.02%~6.59%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7%대에 부쩍 다가선 모양새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달 14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0~6.45% 수준이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0.75~1% 범위로 올랐다. 0.5%포인트 금리 인상은 22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적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다. FOMC의 이번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상단 기준)의 금리 차이는 기존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줄었다. 금리 격차가 물가에 주는 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점진적 인상 기조를 시장에 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도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경우 물가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5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은행도 이를 반영해 대출 및 예금금리 등을 올리게 된다.

채권 금리도 오름세다. 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5년물 금리는 연 3.393%로 201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6%대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채 5년물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정근거가 된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6% 중반대로 7%대에 다가서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빅스텝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한국도 기준금리를 2%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잔액 대출 금리는 4%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6개월~1년 만에 이자부담이 40% 이상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은 신규 대출금리 상승을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대출만기를 연장하는 추세다. 대출 기간을 늘리면 매년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든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만기를 기존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한다. 앞서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연장했으며 농협은행도 9일부터 이를 연장한다.

KB국민은행은 분할상환 신용대출 만기를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추고 지난달 적용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 조치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그럼에도 가계대출은 감소세다.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전월 대비 8020억원 줄었다.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가 늘어나다 보니 신규대출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기에 대출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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