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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일 재임기간 7차례 추경 남긴 홍남기, 떠나는 날까지 재정 걱정

등록 2022.05.09 12:29:51수정 2022.05.09 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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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부총리 기록과 함께 37년 공직 마무리

이임식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 만들어야"

"새 정부, 재정준칙 조속히 법령으로 제도화"

"부동산 시장 충분히 제어하지 못해 아쉬워"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2.05.0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박영주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47일이라는 행정부 사상 최장수 부총리 재임기록과 함께 37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상황에서 7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하는 등 위기 극복과 회복을 위해 경제 정책을 진두지휘한 홍 부총리는 떠나는 날까지 나라 살림살이를 걱정하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임식에는 기재부 1·2차관과 각 실·국장, 과장급 이상 간부는 물론 직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이임식에서 홍 부총리는 지난 공직생활의 소회를 밝히면서 공직 생활 대부분을 몸 담은 기재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새 출범 후 기재부의 역할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강원 춘천 출신인 홍 부총리는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9회로 1986년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 전신)에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서울대 출신 경제관료가 득세한 부처 분위기에서 스스로를 비주류라 칭했던 홍 부총리지만 섬세하고 꼼꼼한 업무 방식과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예산 관련 핵심 보직을 거쳤고, 노무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지낸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직에서 물러나는 듯 했으나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되며 공직 생활을 이었다.

2018년 12월10일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임으로 경제부총리로 임명돼 이날까지 무려 1247일간 재임하며, 윤증현 장관(842일)을 제치고 역대 최장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홍 부총리 재임 기간 빈틈 없이 업무에 매진했다. 3년여 동안 365회의 장관급 회의체를 가동해 맞춤형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 정부 내내 국무조정실장과 부총리로서 주요 회의에 빠짐 없이 참석했다.

현장과 소통을 중요시한 홍 부총리는 임기 동안 126번 현장을 찾아 기업과 서민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또 작년 상반기 국무총리 공석으로 총리 직무대행과 경제부총리 역할을 병행 수행해 국정운영에 공백이 없도록 대응한 경험도 있다.

홍 부총리는 이임사에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구감소, 지역소멸 대응과 재정준칙 법제화를 새 정부의 과제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7차례 추경과 4차례 예산안 등 11차례나 예산을 편성하며 재임 기간 내내 재정건전성 고민을 놓지 못한 그는 마지막날까지도 국가 재정을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실기하지 않고 대응하면서 그 기반을 위협하는 인구감소, 지역소멸 대응에 더 속도 내 주시기를 바란다"며 "코로나가 남긴 양극화의 상흔을 차곡차곡 치유해 나가기 위해 우리 사회안전망을 더 두텁게 보강하고 계층이동 사다리 보강에도 더 큰 관심을 쏟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의 역할수행과 건전성이 조화롭게 지켜지는 나라 곳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불가피하게 국가채무의 빠른 상승으로 귀착됐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0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홍 부총리는 "재정 역할이 커지고 건전성이 약화되는 만큼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등이 재정 지속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며 "고령화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시간도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에서 재정준칙을 조속히 법령으로 제도화하는 등 중기재정 관리에도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돌아보면 가장 험준했던 고비 계곡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며 "국민생명을 위협했고 또 우리의 경제와 민생을 멈추게 했지만,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선방하며 방역과 경제를 지켜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 추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등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코로나19 팬데믹이 만들어낸 기회로 꼽았다. BIG3(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산업 집중 육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제고, 한국판 뉴딜, 2050 탄소중립 정책, 인구TF 가동 등도 우리 경제 성장경로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최근 시장 하향 안정세까지 왔지만 아쉬움이 큰 영역이 아닐 수 없다"며 "시장의 하향 안정적 기조가 확실히 착근되도록 해야만 할 것"이라고 짚었다.

또 "재정영역에 있어 재정의 지속가능성 회복도 중요한 과제"라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겹쳐 쌓이고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는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엄중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2018년 12월 부임한 홍 부총리는 3년 6개월 재직해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 기록을 남겼다. 그는 "3년 반의 기재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37년간의 공직생활도 마무리한다"며 "긴 시간을 기재부에서 한 치 후회 없는 공직 열정을 다 쏟으며 달려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난 3년 반을 돌이켜보면 글로벌 경기침체, 일본의 부당 수출규제, 코로나 팬데믹 발생 등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라며 "하루하루 100m 달리기하듯 절박한 심정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되짚었다.

끝으로 홍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을 향해 "일 좋아하고 꼼꼼한 장관 만나서 고생 많았다"며 "기재부 가족 한분 한분이 새로 취임하는 추경호 신임 부총리와 함께 새 정부 경제정책을 이끌어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이임식을 끝으로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홍 부총리는 퇴임 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했다. 그는 "대학교에서 공부도 경제학을 했고 37년 경제부처에서 근무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한국경제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재충전하며 찾아보려고 한다"고 기약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2.05.0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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