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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호연·신현지·정혁…K-모델 중심엔 에스팀 있다

등록 2023.08.28 07: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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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팀이스튜디오 김명지 원장

5000여명 양성…SM 연습생도 교육

1대1 컨설팅…실무교육 강조

틱톡수업 등 트렌드 맞춰 변화

'캣워크 페스타' 등 통해 기회 제공

해외서도 활약 "믿고 보는 K-모델"

"새로운 에스팀 개척하는게 목표"

김명지

김명지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모델 정호연(29)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021)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 신현지(27)는 샤넬·디올 등 명품 브랜드 패션쇼를 휩쓸고 있다. 정혁(31)은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 시리즈 등을 통해 대세 스타로 떠올랐다. 과거 모델 활동 분야가 한정적이었다면, 요즘은 연기·예능은 물론 인플루언서까지 확장하는 추세다. 그 중심엔 에스팀이 있다. 김명지(37) 원장은 에스팀이스튜디오에서 이들을 발굴, K-모델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델 출신인 김 원장은 2008년 에스팀에 입사, 이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전략기획·경영지원팀, 에스팀 뉴욕 지사 등도 거쳤다. 지금까지 배출한 수료생은 5000여 명에 달한다. 한 기수에 50명 수료 시 "많으면 5명, 적으면 1~2명이 데뷔한다"고 귀띔했다. 무조건 에스팀 전속으로 계약을 맺기 보다 "고스트에이전시, 케이플러스 등 각자 이미지에 맞는 회사를 추천해준다"고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로 신현지와 정호연을 꼽았다.

"예전엔 나이 어린 모델이 많지 않았다. 신현지씨는 열다섯 살 때쯤 아카데미에 왔고, 같은 기수인 이호정과 붙어 다녔다. 키가 작은 편에 속했는데, 이미지가 귀여웠고 쑥스러움을 많이 탔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 마음으로 밥을 챙겨주고, 고등학교도 알아봐 주는 등 크는 과정을 다 봐서 애틋하다. 현지가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2013)에서 1등 하고, 본인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더라. 정호연씨도 열심히 했다. 너무 고집이 세면 잘 안 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다 받아들이고 본인화 시켜서 '이 친구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정혁은 처음부터 주목 받은 지망생은 아니었다. 키 184㎝로 남자 모델 치고 크지 않았고, 모델 이미지도 아니었다. 아카데미 수료 후 계속 트레이닝하며 오디션을 지원, 실력이 향상 돼 에스팀과 계약했다. "키 큰 친구들 사이에 있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서도 "정혁씨는 확실히 달랐다. 발표 시간에 혼자 정말 특이하게 옷을 입고 왔고, 콘셉트를 주면 친구들을 리드하고 패션쇼를 이끌었다. 말재주도 정말 좋다. 자신의 장점을 100% 끄집어냈다"고 회상했다.
에스팀 출신 모델. 왼쪽부터 정호연, 신현지, 정혁.

에스팀 출신 모델. 왼쪽부터 정호연, 신현지, 정혁.


김 원장은 수강생 스스로가 프로듀싱,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에스팀이스튜디오 커리큘럼은 모델 워킹 교육은 물론 연기, 댄스, 메이크업, 멘털케어, 틱톡 등 총 16가지 실무 교육으로 구성했다. "예전엔 워킹만 열심히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요즘은 워킹만 하는 게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트렌드에 맞춰 커리큘럼을 바꾼다. 틱톡 수업도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수업이다. 본인 PR 시대 아니냐. 스스로 개척할 수 있게 만드는 셈"이라고 짚었다. "1대1 컨설팅부터 시작한다"며 "취미, 성향, 식습관, 운동량, 라이프스타일까지 관리한다. 담임 선생님 배치 후 중간평가를 통해 코멘트하고 개별 수업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워킹도 트렌드가 있다. 장윤주, 한혜진씨만의 스타일이 있지 않느냐. 수업할 때도 똑같은 워킹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체형 등에 맞춰서 알려준다. 본인 개성에 맞는 워킹법을 배워서 표현하면 캐스팅도 잘 된다. 기본적으로 모델은 타고난 것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안 따르면 힘들다. 100% 타고 나도 본인의 장단점을 모르면 1에서 끝날 수 있다. 장점을 극대화해서 노출해야 한다. 요즘은 모델이 아니더라도,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등 영역이 넓다."

올해 초 에스팀이 주최·주관한 첫 번째 행사 '캣워크 페스타'도 맡았다. 오프닝쇼와 패션 브랜드쇼를 기획·연출, 이스튜디오 수강·수료생들에게 기회도 줬다. "내가 모델 활동할 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 당시 이런 아카데미 자체가 없었다. 바로 에스팀 전속 모델이 돼 활동했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던져져서 힘든 점이 있었다"며 "그래서 교육하면서 수강생을 실무 위주로 투입했다. 수업할 때와 직접 팝업, 행사장, 촬영장 등에 와서 보고 느끼는 건 다르다"고 강조했다.

"캣워크 페스타를 통해 많은 친구들이 데뷔했다. 우리가 캐스팅하고 디자이너와 호흡하다 하니 수강생 활동량도 늘릴 수 있다. 쇼와 진행 과정을 보면 시스템을 다 알 수 있다. 그냥 강의실 안에서 수업만 하는 게 아니라 백스테이지 등을 보고 실무 위주로 교육하니 더 효율적이다. 이런 현장에서 모든 캐스팅이 이뤄진다. 우리가 10여년 전 구찌쇼를 맡았는데, 아카데미 수강생을 진행 스태프로 배치했다. 모델 한 명이 캔슬이 나 못 나와서 진행 스태프 한 명이 구찌 패션쇼로 데뷔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캣워크 페스타'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에스팀 그룹은 오늘부터 오는 5일까지 DDP에서 패션, 컬래버레이션 아트웍, K팝,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공연과 전시 형태로 보여주는 '캣워크 페스타'를 개최한다. 2023.03.0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캣워크 페스타'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에스팀 그룹은 오늘부터 오는 5일까지 DDP에서 패션, 컬래버레이션 아트웍, K팝,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공연과 전시 형태로 보여주는 '캣워크 페스타'를 개최한다. 2023.03.03. [email protected]


요즘 모델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에스팀이스튜디오에도 8~12세 주니어반이 따로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하며, 부모님도 동행한다. 14~20세 초반까지는 성인반이다. "끼를 찾아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준다"며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키가 안 클까 봐 걱정을 많이 하더라.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 바른 자세를 만드는 법 등을 알려준다.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댄스 수업 등도 있다"며 "방향을 빠르게 찾으면 모델로 이어가고, 안 맞아도 다른 꿈을 향해 갈 수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교육도 진행했다. 아이돌 지망생이라고 다를 건 없다며 "아카데미 교육과 동일하다. 본인의 장단점을 끌어내서 프로듀싱할 줄 알아야 한다. 데뷔를 앞둔 아이돌 그룹 멤버가 5명이라면, 키가 작고 얼굴이 큰 친구도 있지 않느냐. 장단점을 빨리 피드백 해주면서 단체 포즈 등을 교육한다.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투입 돼 비주얼 컨설팅을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모델들의 정신적 케어에 신경을 많이 쓴다. '모델은 말라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무리하게 다이어트하는 이들이 많다. "마르기만 해서 모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며 "성장기 친구들은 무조건 안 먹는다고 해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 키가 커야 해 다양한 식단 관리 등을 제안한다. '꼭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에 국한되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의 장점 살릴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모델은 자기와의 싸움"이라며 "꽉 마르지 않아도 되고, 스타일링 등을 통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본인에 맞게 멘토링하면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지

김명지


세계 무대에서 K-모델의 활약도 눈에 띈다. 해외에서도 '한국 모델은 스타일이 좋고, 체계적으로 교육 받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믿고 보는 K-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는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해외에선 신현지씨처럼 동양적인 외모와 작은 체구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해외팀도 따로 있다. 해외에 진출할 친구를 선별하고, 역으로 해외에 먼저 보내서 경력 쌓고 다시 한국에 와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 뉴욕지사에 있을 때 캐스팅 콜이 왔다. DJ 라마가 '모델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당시 모델 느낌이 안 났는데, 수업을 받으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스튜디오는 "또 하나의 에스팀"이라는 생각이다. 교육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며 "모델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이벤트 장도 연다. 콘텐츠·홍보·이벤트 연출·캐스팅 디렉터까지 나눠져 있고, 전체를 아우르며 모델들이 다방면에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에스팀의 미니 버전"이라고 짚었다.

"매년 200여 명이 수료한다. 새로운 얼굴을 계속 발굴하고, 이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가장 큰 역할이다. 에스팀 김소연 대표님께 직접 이벤트, 패션쇼 연출을 배우고 있는데 광고, 캐스팅 등으로 차츰 확장하고 싶다. 캐스팅 디렉터가 따로 있지만, 내가 좀 더 잘 알면 모델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스튜디오를 통해 새로운 에스팀을 개척해 나가고 싶다."
[인터뷰]정호연·신현지·정혁…K-모델 중심엔 에스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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