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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귀·콩팥증후군, 중이수술 못한다?…'금기' 깨졌다

등록 2023.11.24 11:05:14수정 2023.11.24 11: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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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전정수도관(EVA)없으면 수술성적 우수

SIX1유전자 가진 환자, 증상 상대적으로 경미

[서울=뉴시스]난청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인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중이 수술은 금기라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뒤집는 논문이 발표됐다.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정수도관이 없는 환자의 경우 중이 수술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정수도관은 달팽이관 내 림프에서 뇌로 연결되는 뼈로 된 수도관이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충북대병원 이비인후과 남동우 교수, 서울대병원 윤예진 연구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3.1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난청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인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중이 수술은 금기라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뒤집는 논문이 발표됐다.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정수도관이 없는 환자의 경우 중이 수술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정수도관은 달팽이관 내 림프에서 뇌로 연결되는 뼈로 된 수도관이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충북대병원 이비인후과 남동우 교수, 서울대병원 윤예진 연구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3.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난청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인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중이 수술은 금기라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뒤집는 논문이 발표됐다.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정수도관이 없는 환자의 경우 중이 수술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정수도관은 달팽이관 내 림프에서 뇌로 연결되는 뼈로 된 수도관이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팀(제1저자 충북대병원 이비인후과 남동우 교수)은 중증 증후군성 난청 코호트(동일집단)를 이용해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 수술 경과(예후) 예측에 유용한 인자를 규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아가미-귀-콩팥증후군은 4만명 중 1명에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EYA1, SIX1, SIX5 등 전사인자(DNA에 직접 결합해 주변 유전자의 발현 조절) 유전자의 상염색체 우성 돌연변이에 의해 생긴다. 외이기형, 난청·신장의 이상소견 등을 보이는 유전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는 난청을 동반하고 있다.

  난청은 발생한 위치에 따라 전음성 난청(소리가 전달되는 경로의 문제), 감각신경성 난청(소리를 감지하는 부분의 문제), 혼합성 난청으로 구분된다.

  난청이 있는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혼합성 난청 소견을 보인다. 전음성 난청을 해결하기 위해 이비인후과에서 중이 수술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껏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 중 중이 수술에 적절한 후보군과 이에 관련된 인자가 무엇인지 깊이 연구된 바가 없다.

연구팀은 중이 수술을 받은 한국인 아가미-귀-콩팥증후군 가계를 대상으로 유전정보 전체를 분석하는 전장유전체분석을 포함한 단계별 유전검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약 66.7%에서 유전 진단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장유전체분석 기반의 2종의 새로운 EYA1 구조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중이 수술이 이뤄진 귀 중 60%는 성공적으로 치료됐고, 40%는 치료되지 않았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귀 모두 정상적인 전정수도관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잘 치료가 되지 않은 귀 중 대부분에서 ‘확장된 전정수도관(EVA, enlarged vestibular aqueducts)’이 나타났다. 전정수도관이 일정 크기보다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소리나 청각 장애나 균형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EVA의 유무가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중이 수술 예후를 결정하는 유의한 인자로 확인된 것이다. EVA가 없는 환자군에서 중이 수술의 성적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연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에서 중이 수술이 항상 금기임을 제시했던 기존 연구 결과에 반하는 것”라면서 “확장된 전정수도관을 동반하지 않는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중이 기형에 입각한 맞춤형 수술을 시행하면 유의한 청력 회복 이끌 수 있음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이과학회지(Otology&Neurotology)에 실렸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팀(제1저자 윤예진 연구교수·이소민 석사과정)은 한국인 아가미-귀-콩팥증후군 코호트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전장유전체분석을 포함한 단계별 유전검사를 통해 3종의 새로운 돌연변이를 포함한 SIX1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SIX1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모두에서 아가미-귀-콩팥증후군의 전형적인 진단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며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비증후군성 난청’ 또는 ‘비정형 아가미-귀-콩팥증후군’의 특징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SIX1 돌연변이 모두에서 EYA1과의 복합체 형성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DNA 결합능이 유의하게 감소되거나 혹은 일부 돌연변이에서 전사활성에 관여하는 핵 안으로의 이동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SIX1 돌연변이에 의한 EYA1-SIX1-DNA 기능적 결함은 비증후군성 난청 또는 비정형 아가미-귀-콩팥 증후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 상담과 치료에 중요한 근거 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가미-귀-콩팥증후군 관련 기능 연구와 희귀질환을 유발하는 전사인자 유전자 연구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와 관련된 이번 2건의 연구 모두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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