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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체부·출판협회 해묵은 갈등 해결책 없나

등록 2024.01.22 17:03:32수정 2024.01.23 09: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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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체부·출판협회 해묵은 갈등 해결책 없나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출판계는 수사가 끝난 뒤에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장에 답이 있다"며 각 문화계와 간담회를 열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유독 출판계에 대해서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무용계, 미술계, 연극계, 뮤지컬계 등 다양한 현장 전문가를 만났지만 취임 100일을 지난 지금까지 출판계와의 직접적인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에 그렇다.

그러자 출판계 최대 민간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유인촌 장관과 대화하고 싶다"는 공식 요청을 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윤철호 출판협회 회장은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박보균 전 문체부 장관 때 갈등이 격화돼 수사 의뢰까지 갔으니 풀어야 하는 건 그다음 사람의 몫"이라며 유 장관과의 만남을 촉구했다.

실제 양측 대화가 실종된 것은 지난해 박보균 전 장관 시절부터다. 지난해 7월 문체부는 출협이 주최한 서울국제도서전 감사를 벌였고 보조금 관련 수익금을 누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철호 회장과 주일우 대표를 그 다음달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출판협회는 그해 10월 출판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문체부 공무원 4명을 맞고소했다. 이와관련 출협은 "모든 사업에 대해 책정된 문체부 예산이 10원 한푼도 지원이 안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며 "유인촌 장관이 전임 장관 시절의 갈등을 그대로 방치고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문체부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도서전 수익금 정산에 대한 협회의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문체부는 예산 집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출판협회는 서울국제도서전(6억7000만원), 해외도서전 한국관 운영(5억5000만원), 한국도서 해외전파(6000만원) 사업 등에 대해 약 13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문제에 대해 "단순히 장관과의 만남만을 원할 것이 아니라 담당 실국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면 좋겠다"며 장관 간담회만이 답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집행되지 않고 있는 예산 또한 협회가 도서전 수익금 정산과 관련해 신속한 확인과 자료 제출을 한다면 예산 집행 등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문체부와 출판협회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별 출판사와 독자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원천인 출판 분야는 세계로 뻗어가는데 해묵은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양쪽 모두 득이 되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올해만 해도 서울국제도서전을 비롯해 제1회 부산국제어린이도서전, 캐나다몬트리올 상파울루, 타이베이, 볼로냐, 프랑크푸르트, 과달라하라 도서전 등 국제적인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혹여나 국제 행사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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