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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사 공모 20대 남매, 설연휴 친할머니 살해…구속기소

등록 2024.03.19 15:03:58수정 2024.03.19 16: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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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간섭에 불만을 품고 있던 남매

할머니 관리 재산 마음대로 쓰려 범행

살인 석 달 전부터 사고사 위장 공모도

사고사 공모 20대 남매, 설연휴 친할머니 살해…구속기소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지난 설 연휴 부산에서 친할머니를 살해한 남매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나친 간섭을 불만을 품고 있던 이들은 할머니가 관리하던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송영인)는 손자 A(24)씨와 손녀 B(28·여)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9일 부산에 있는 친할머니 C(70대)씨의 집에 찾아가 주먹으로 폭행하는 등 C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A씨와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사고사로 위장해 없애 버리자'는 취지로 수차례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2016년 2월 아들의 사망 이후 홀로 지내게 된 지적장애 2급인 손자 A씨의 생활 전반을 챙기며 장애인 연금과 월급,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등을 관리했었다.

A씨는 C씨의 돌봄을 지나친 간섭으로 여기고 B씨는 C씨의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B씨는 친할머니가 사망하게 되면 A씨의 재산을 혼자서 관리할 의도로 평소에 자신에게 의존하던 A씨를 부추겨 살해를 마음먹게 하고 살해방법 등을 공모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는 긴급체포 때부터 송치 직후까지 "C씨로부터 폭행당해 방어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우발적인 단독 범행임을 주장했었다.

이후 검찰은 피해자의 상처 부위와 현장 상황 등이 A씨의 주장과 모순됨을 지적하자 A씨는 계획된 살인임을 실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A·B씨가 C씨의 집 로드뷰 사진을 보며 사고사로 가장할 방법과 119 신고, 수사기관 대응 방안을 면밀히 논의하는 등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의 지시에 따라 A씨는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쓰러졌다"고 119에 신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C씨에 대해 평소 장애인이라고 A씨를 무시하고 심한 말과 욕을 많이 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인척과 지인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C씨는 어려운 경제적 상황 속에서 홀로 근검절약하며 장애가 있던 A씨를 위해 성실하게 재산을 관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사전 계획하에 설 문안을 핑계로 할머니를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반인륜적 범행"이라면서 "향후에도 적극적인 공소 유지로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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