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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보고서에서 무더기 오류 발생

등록 2024.03.19 16:09:59수정 2024.03.19 18: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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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고서 상 해외법인들 실적 무더기 오류

이계인 대표 등 결재라인 '무사 통과'도 문제

매출 33조원 글로벌 기업 입장에선 이례적 실수

포스코인터 "오류 수정해 정정공시" 방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종속기업들의 재무현황을 대거 잘못 기재하는 사고를 저질렀다. 지난해 매출액 33조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올린 국내 최대 상사 기업에서 처음 나오기 힘든 이례적 실수다.

특히 이계인 대표이사 등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진의 사업보고서 결재가 무성의하게 이뤄졌다는 방증으로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의 취임 초기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00% 지분을 소유한 포스코 인터내셔널 아메리카(POSCO INTERNATIONAL AMERICA CORP., 미국 법인)의 지난해 실적으로 294억원 적자를 보였다고 공시했다.

포스코인터내셜은 이어 ▲포스코 인터내셔널 재팬(POSCO INTERNATIONAL JAPAN CORP,  일본 법인) 270억원 적자 ▲포스코인터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POSCO INTERNATIONAL Australia Holdings Pty. Ltd, 호주 법인) 124억원 적자 ▲아그파(싱가포르 팜농장 법인) 300억원 적자를 보였다고 사업보고서 상에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멕시코 법인, 세넥스 홀딩스 등 주요 종속기업들도 일제히 적자를 올렸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무더기 적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본사의 회계 상 오류였다. 수치는 물론 적자 여부도 잘못됐다는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상 기록된 종속기업 재무현황은 숫자를 잘못 기입한 것"이라며 "완전한 실수로 정정 공시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대규모 무역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같은 기업이 해외 법인들의 가장 중요한 이익 수치를 실수로 기재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진단한다.

실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7개사, 해외 40개사 등 총 47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린 초거대 글로벌 회사다. 이중 해외 주요 지역의 법인과 지사는 100여개가 넘는다.

이처럼 해외법인 수가 한 둘이 아닌 기업이 이익을 잘못 기재한다는 것은 사업보고서 자체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평이다.

이 같은 기본적인 수치 오류가 결재 라인을 무사 통과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해외법인의 이익 수치가 대부분 잘못됐는데도 이를 아무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사업보고서 결재 자체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이계인 대표이사는 글로벌 사업 부문 출신으로 스스로 오랜 기간 해외 법인에서 근무해 해외 법인 실정에 누구보다 밝다는 평이다.

그러나 한 두 곳도 아니고 주요 해외 법인들의 연간 실적이 완전히 잘못 기재됐는데도 버젓이 모든 결재 라인을 무사 통과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체 사업보고서를 완전히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 회계감사 경험이 풍부한 한 회계사는 "사업보고서 재무현황 오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업보고서 전체의 신뢰성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의 해외법인들 관련 수치에서 대규모 오류가 나온 것은 맞다"며 "현재 오류의 원인을 찾아 사업보고서를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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