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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장 폭발로 발암물질 노출, 아찔한 순간…레디코리아 훈련 실시

등록 2024.03.27 17: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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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레디코리아 훈련에 35개 기관 참여

폭발·화재와 유해화학물질 유출 대응 훈련

실전훈련 통해 관계기관 유기적 대응 확인

[서산(충남)=뉴시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기관 35곳이 27일 오후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위치한 한화토탈에서 재난 대응 훈련 '레디코리아'를 진행하고 있다. 2024.03.27.

[서산(충남)=뉴시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기관 35곳이 27일 오후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위치한 한화토탈에서 재난 대응 훈련 '레디코리아'를 진행하고 있다. 2024.03.27.


[서산(충남)=뉴시스]김혜경 기자 = "화학공장에서 작업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빨리 좀 와주세요."

27일 오후 2시30분께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화토탈 석유화학 단지. 유해 화학물질인 톨루엔을 다루는 공장 앞 차량에서 갑자기 폭발·화재가 발생했다는 다급한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공장 톨루엔 탱크에서 탱크로리로 출하 중 정전기가 발생하면서 차량이 폭발하고 화재가 발생한 것.

이에 현장에서 대피한 직원 중 한 명이 119로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를 했다. 공장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10명의 근로자 중 다수가 크게 다쳤다.

신고 접수 5분 후 한화토탈 자체 소방차량을 비롯해 서산소방서 소속 구급차와 펌프차 등이 잇따라 도착해 부상자를 이송하고 서둘러 화재진화에 나선다. 직원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사내방송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곧 이어 '펑'하는 큰 폭발음이 발생한다. 화재가 벤젠·톨루엔·자엘렌 등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까지 확산돼 연쇄 폭발로 이어진 것.

이에 더해 벤젠 27t, 톨루엔 10t 등 유해 화학물질이 다량 누출됐다. 발암물질인 벤젠과 톨루엔이 증기화 해 인근 주택지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오염물질과 혼합된 대량의 소화수가 바다로까지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상황은 아니다. 화학공장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난 것을 가정한 '레디코리아 훈련' 상황이다.

레디 코리아(READY Korea) 훈련은 기후위기, 도시 인프라 노후화 등 잠재된 위험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형·복합재난에 대비해, 유관기관이 총출동해 범정부, 민관 합동으로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중 하나인 충남 대산산업단지의 공장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해 유해화학물질이 유출되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했다.

훈련에는 행안부를 비롯해 환경부, 고용노동부, 충청남도, 서산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35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참여했다. 35개 기관에서 420여명의 인원이 참여해 실전 훈련을 벌였다. 펌프차 미 구급차 등 75대가 동원됐다.

이번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했다. 훈련에 참여하는 소방관 및 경찰관, 근로자 및 관계자들은 시나리오에 맞춰 각자의 임무를 진지하게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35개 관계기관은 손발을 맞춰 훈련에 임했다. 화재·폭발이 발생한 공장에서는 즉시 119로 신고하고 자체 기동소방대를 출동시켰다. 또한 생산공정을 정지하고 사내근로자도 대피시켰다. LG화학,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등 인근 사업장도 자체소방대를 출동시켜 화재 진압에 동참했다.

유해물질이 증기화해 인근 지역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오염물질이 섞인 소화수가 인근 바다로 흘러들어는 상황하에 환경부, 고용부 등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했다.

신고를 접수한 119 종합상황실은 행안부, 환경부, 충청남도, 서산시 등 관계기관에 즉시 상황을 전파했다.

행안부는 환경부, 소방청, 서산시 등 관계기관과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유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

제독작업을 위해 공군과 육군도 현장에 투입됐다. 바다로 오염수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일펜스와 흡착포를 활용해 유해화학물질 유출을 차단하는 작업도 실시했다.

서산시는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사업장 내 대규모 인적사고 대응을 위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별도로 가동했다.

서산소방서는 선착대를 출동시켜 신속한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활동을 실시하고, 현장 지휘를 위한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고 추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대응했다.

행안부는 다수의 인명피해 발생, 유해화학물질 주거지역 확산 등 피해가 확산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환경부, 고용노동부, 소방청 등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로 전환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최초 상황보고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이동해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지휘차량에서 원격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여 신속한 재난상황 수습과 주민피해 최소화 등을 지시했다.

금강유역환경청과 화학물질안전원은 사고지역, 주민 거주지역 등 지점별 측정·분석을 통해 피해 확산 영향범위를 파악하여 전파하고, 지속적으로 잔류 오염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서산시는 유해화학물질 확산 위험지역 내 주민들을 안전한 대피장소로 이동시키고 구호물자를 지급하는 한편, 사고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운영하여 오염물질 방제작업, 폐기물 수거 등 수습·복구작업도 신속하게 실시했다.

특히 오염물질과 혼합된 대량의 소화수가 바다로 유출되지 않도록,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차량을 동원해 오염수 회수도 실시했다.

서산소방서는 충남도 내 지원 세력과 함께 펌프차, 화학차, 무인파괴방수차 등 차량 14대를 동원해 화재가 완전히 진압될 때까지 사업장 자체소방대와 협력해 대응했다.

서산보건소는 현장응급의료소를 운영해 사상자 분류, 중증도 분류, 응급처치 및 병원 이송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단지 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공장 내 설비 가동중지 상황을 점검했고, 정부에서 파견된 중앙사고조사단은 사고조사, 안전진단 등을 지휘했다. 파견된 중앙사고조사단은 사고조사, 안전진단 등을 지휘했다.

행안부는 "대규모 산업단지에서 실시한 이번 훈련은 2012년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와 같은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대규모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환경부, 소방청, 지자체, 공공기관 등 관계기관이 총력 대응해 유해화학물질 유출을 조기에 차단하는 대응체계를 실제로 점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해 레디 코리아 훈련을 새롭게 도입해 고속철도 터널사고, 해양복합사고에 대응한 훈련을 2회 실시한 바 있다.

이번 훈련은 올해 첫 번째로 실시하는 레디코리아 훈련으로, 올해는 훈련 횟수를 4회로 확대해 항공기 사고 등 다양한 잠재위험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오늘 레디 코리아 훈련을 통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규모·복합 재난상황을 실전과 같이 대응하며 범정부 역량과 대비태세를 종합적으로 점검했다"며 "정부는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레디 코리아 훈련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며, 훈련결과를 토대로 대형·복합재난에 대한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정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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