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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사고 선박 HD현대중공업 건조…"책임 가능성 희박"

등록 2024.03.28 11:31:36수정 2024.03.28 13: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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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무너트린 대형 화물선 '달리'가 다리 구조물에 걸려 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다리를 복구하고 항구를 재개방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확실하게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밝혀 볼티모어 항구 가동 중단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2024.03.28.

[볼티모어=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입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무너트린 대형 화물선 '달리'가 다리 구조물에 걸려 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다리를 복구하고 항구를 재개방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확실하게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라고 밝혀 볼티모어 항구 가동 중단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2024.03.28.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사고와 사고 선박의 건조업체가 한국 HD현대중공업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단 이번 사고 원인이 다양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선박 보수 기간까지 완전히 끝나 책임 소재에 휘말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각) 오전 1시 28분, 싱가포르 국적의 화물 컨테이너선 '달리(DALI)'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에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의 교각에 충돌하며 다리 본체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다리 위를 지나던 자동차가 강으로 추락하고, 약 20명이 실종됐다.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해당 선박을 HD현대중공업이 건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향후 책임 소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달리는 9962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급으로 지난 2015년 HD현대중공업이 건조했다. 현재 싱가포르 선사인 시너지 마린 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이번 사고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볼티모어시 당국에 따르면 달리가 교각과 충돌하기 직전 동력을 상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이 멈추면서 조종 장치와 전자 장치가 먹통이 됐고, 결국 통제력을 잃고 교각과 충돌했다는 것이다.

일부 외신들은 달리가 오염 연료를 사용한 것이 기관 고장과 동력 상실로 이어졌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달리는 과거에도 사고를 낸 전력이 있다.

지난 2016년 7월 벨기에 앤트워프의 한 부두에서 돌담과 충돌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칠레에서 선박 추진 및 보조 기계 시스템 문제가 보고됐다. 다만 2015년 건조 이후 20회 이상 진행된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이 선박 건조회사로 이번 사고의 일부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선박과 엔진 보증 기간인 1년이 훌쩍 지났기 때문이다. 또 달리는 2020년 중국 수리 조선소에서 엔진 배기가스 세정설비 개조 작업을 한 바 있다. 때문에 선박 자체의 책임 문제는 오히려 이 개조 작업을 한 중국 수리 조선소에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달리의 무리한 운항 일정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달리는 지난 2021년부터 고강도의 운항을 지속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운항 거리는 10만5637해리(NM)로 다른 선박 대비 19.8% 많았다. 특히 기항 1회당 운항 거리는 48.1% 많을 정도로 다년간 가혹한 조건의 운항을 지속해 왔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고 원인이 정밀 조사를 통해 동력계통 이상으로 밝혀진다면 엔진 제작사인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책임론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며 "보증 기간이 끝난 선박의 관리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루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변 연구원은 "그러나 오염 연료를 사용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면 선박 제조사의 책임은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선박은 2015년 인도됐고, 보증기간도 이미 만료됐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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