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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리비가 왜이래?'…두배 뛴 장기수선금에 '경악'한 주민들

등록 2024.03.29 15:16:00수정 2024.03.29 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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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당 335원→697원…입주민 반발에 철회

가장 큰 평수(전용 142㎡)는 매월 11만8460만원씩

입주민들 비대위 구성 등 반발에 인상안 일단 중단

지난 1월 경기 안산 단원구 소재 A아파트에 청구된 전용 101㎡ 기준 관리비 내역. 장기수선충당금이 전년 동월 대비 107.5% 오른 8만6290원에 책정돼 있다.(자료 제공=안산 A단지 비대위 측)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월  경기 안산 단원구 소재 A아파트에 청구된 전용 101㎡ 기준 관리비 내역.  장기수선충당금이 전년 동월 대비 107.5% 오른 8만6290원에 책정돼 있다.(자료 제공=안산 A단지 비대위 측)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박성환 기자 = 경기 안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장기수선충당금(장충금) 인상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50년간 총 적립 목표액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 인상폭이 과하다는 불만이 나온 것이다.

2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준공된 경기 안산 단원구 소재 2001가구 규모 A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1월 청구된 아파트 관리비 명세서를 받은 뒤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전용 101㎡ 기준 가구당 월 4만1440원이었던 장기수선충당금이 한 번에 8만6290원으로 약 107.5%나 인상됐기 때문이다.

해당 단지에는 전용 74㎡부터 142㎡까지 총 6개 평형이 있는데, 가장 넓은 평형인 142㎡을 기준으로 보면 매달 내야 하는 장충금은 11만8460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5만6900원)와 비교하면 두 배 높은 금액이다.

장기수선충당금(장충금)이란 최장 50년 단위의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아파트의 주요 시설에 대한 수리, 교체, 조경, 도색 등과 부대시설, 복리시설 등을 교체 및 보수하는 데 필요한 돈을 아파트 소유주로부터 매월 징수하는 특별관리비로, 실거주자에게 부과되는 일반 관리비(난방비, 경비비 등)와는 구별되는 항목이다.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월평균 장충금 부과액(주거전용면적 기준)은 244원/㎡, 경기도는 266/㎡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용 101㎡ 아파트로 환산하면 각각 월 2만4644원, 2만6866원 수준이다.
안산 A단지에 부착된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게시물(자료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안산 A단지에 부착된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게시물(자료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해당 아파트에서 각 세대에 부과한 적립요율은 이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이 단지 관리사무소에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0년 단위로 ▲2024~2030년까지는 ㎡당 697원 ▲2031~2040년까지 955원 ▲2041~2050년까지는 무려 1743원의 적립 요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르면 입주민들은 매년 20억1772만원 상당의 장기수선충당금을 납부해야 하며, 50년간 적립하는 총수선비 목표액은 1008억860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에 입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장기수선계획 수립 및 주민 동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별도의 비대위까지 구성하고 나섰다.

비대위 측은 입주민 대상 공청회에서 "지난해 9월 가결된 장기수선계획 조정안은 세부 금액 변동에 대한 안내 없이 수선 항목만 알린 채 주민 동의를 받았으며, 주민 동의 과정에서도 세입자와 소유자를 구분하지 않는 등 서명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21년 당시 계획서 대비 배전반 등 교체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서둘러 교체할 필요가 없는 시설들까지 무리하게 교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대위원장 B씨는 "가뜩이나 우리 아파트는 난방비, 전기료, 수도료 등이 많이 올라 민심이 들끓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2022년 1월 67.5% 인상에 이어 올해 1월 다시 107.5%를 인상 부과하는 기염을 토할 일이 일어났다"며 "장충금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아파트 규약 개정, 기술자문위원회 구성 등 아파트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입대의 측은 우선 장충금 인상안을 전면 중단하고 다시 적립 요율을 기존 ㎡당 335원으로 원상복귀한 상황이다. 이어 1월과 2월 기납부한 장충금 인상분을 차감 정산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측은 입주민들에게 고지한 안내문을 통해 "현재 부과됐던 장기수선충당금은 공동주택관리법령의 규정과 입주민이 동의한 관리규약 개정에 따라 진행된 내용"이라며 "장기수선충당금 인상 민원과 관련해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이를 재조정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부 세대에서는 비가 올 때마다 지붕에서 비가 새 민원이 계속 접수되고 있고, 가로등이 어두워 위험하다는 민원도 지속적으로 접수돼 왔다. 또 멀쩡한 CCTV를 교체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는 노후화로 인해 정확한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수선충당금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자재값이 크게 올랐으나 그동안 관리비를 올리지 못한 측면이 있고, 각 단지별로 난방 방식 등에 따라 수선 비용이 다를 수 있어 전국 평균 수치와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장기수선계획 공사 비용은 입찰가가 생각보다 높을 것을 고려해 넉넉하게 책정했다가 공사 완료 후 다시 조정하는 경우가 있어 변동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 A 아파트 단지 3차 임시 입주자대표회의 결과 내용. (자료 제공=A 단지 입주민 카페) *재판매 및 DB 금지

안산 A 아파트 단지 3차 임시 입주자대표회의 결과 내용. (자료 제공=A 단지 입주민 카페)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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