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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기 종교인 학살…전북 기독교인 104명 첫 규명

등록 2024.04.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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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 "종교인 학살 희생자 1700명"

전북 기독교인 희생자 104명…첫 진실규명

교인 54명·집사 23명·장로 15명·목사 6명

교회·교인 집 방화…도망시 죽창으로 찔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전후 북한군이 퇴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종교인 학살 사건'의 희생자로 전북지역 기독교인 104명을 처음 인정했다.

진실화해위는 종교인 희생자가 전국적으로 약 1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향후 종교별·지역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진실화해위(위원장 김광동)는 전날(16일) 열린 제76차 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기독교 등 종교인 희생사건' 중 전북지역 기독교 희생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기에 적대세력이 주로 우익단체에서 활동하며 인민군이나 좌익들과 대립하던 기독교인들을 공산화에 반대하는 반동으로 규정해 집단 학살을 자행한 일이다.

진실화해위 직권조사에 따르면, 이 사건 종교인 희생자는 전국에 약 1700명에 달하고 전북지역에서는 104명의 기독교인이 희생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지역 희생자 104명 중 57.7%(60명)는 인민군 퇴각기인 1950년 9월28일 무렵 희생됐다. 희생자는 남성이 76.9%(80명)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별로는 40대가 26%(27명)로 가장 많았다.

교회 직급별로는 교인이 51.9%(54명)로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집사(23명), 장로(15명), 목사(6명), 전도사(6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뉴시스] 전북 군산 신관교회 교인들이 희생된 '신관리 토굴' 현재 모습.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2024.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북 군산 신관교회 교인들이 희생된 '신관리 토굴' 현재 모습.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2024.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희생자 중에는 '대한민국 1호' 홍재기 변호사, 제헌국회의원인 백형남·윤석구 의원 등 지역 내 주요인사와 김성원·김종한·김주현·안덕윤·이재규·임종헌 목사와 전도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지역별로는 군산 28명, 김제 23명, 정읍 17명 등 순으로 집계됐다. 군산 지역에서는 신관교회, 원당교회, 해성교회에서 희생자 28명이 확인됐다. 이들은 옥구군 미면 토굴 3곳에서 인민군 후퇴기(1950년 9월 27~28일)에 집단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제 지역에서는 만경교회(9명)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있었다. 희생자 9명은 인민군 후퇴기에 만경분주소 우물과 전주형무소에서 희생됐다. 이외에도 광활교회, 대창교회, 대송교회 교인들이 희생됐다.
[서울=뉴시스] 한국전쟁 시기 교인 15명의 희생사실이 기록되어 있는 김제 만경교회 교회록. 작성시기 1954~1955년 추정.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2024.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전쟁 시기 교인 15명의 희생사실이 기록되어 있는 김제 만경교회 교회록. 작성시기 1954~1955년 추정. (사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2024.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정읍지역에서는 두암교회, 정읍제일교회, 매계교회에서 희생자 17명이 확인됐다. 두암교회 희생자들은 빨치산에게 우익인사의 가족과 같은 교회 교인이라는 이유로 집단희생당했다.

빨치산은 교회와 교인 집을 방화하고 불길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은 죽창 등으로 찔러 아이부터 노인까지 20여명을 살해했다.

완주지역에서는 교회 5곳에서 희생자 9명, 고창지역에서는 덕암교회와 고창읍교회 2곳에서 희생자 12명, 익산지역에서는 황등교회, 신황등교회, 대장교회, 동련교회, 무형교회에서 희생자 12명을 확인했다.

또 전주중앙교회에서 2명, 임실 관촌장로교회에서 1명의 기독교인 희생자를 확인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이번 진실규명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발생한 한국전쟁 시기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을 종교별·지역별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는 같은 날 ▲전남 장성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 19명 ▲전남 장흥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희생자 27명 ▲경북 칠곡·의성·군위·구미·안동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29명 ▲마산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 희생자 21명 ▲충남 당진·보령·청양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희생자 17명도 진실규명 대상에 포함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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