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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장애 안고 살 뻔" 포항 유명병원 오진에 환자 가족 분통

등록 2024.05.08 12:17:34수정 2024.05.08 15: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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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담당 의사, 자신은 하지 전문 "상지 전문 의사 연결해 주겠다"


A씨의 엄지손가락 등이 부은 모습.

A씨의 엄지손가락 등이 부은 모습.

[포항=뉴시스]안병철 기자 = 경북 포항 세명기독병원이 최근 환자 손가락 수술과 관련 '오진'한 사실이 밝혀져 피해자와 가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환자 A(60대)와 가족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5일 작업 중 왼손 손가락(엄지, 검지, 중지)을 다쳐 세명기독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당시 A씨의 손가락은 중지가 찢어지고 검지는 열상, 엄지는 검게 멍들고 부은 상태였다.

세명기독병원 의료진은 이날 MRI와 X-ray 촬영을 통해 엄지와 검지는 이상이 없고 중지는 힘줄이 끊어져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다음날인 4월 6일 오전 중지손가락 힘줄 봉합 수술을 한 뒤 4월 17일 퇴원했다.

하지만 A씨는 경남 김해의 한 병원에서 세명기독병원의 치료가 '오진'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분노하고 있다.

A씨는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해 지난 4월 29일 경남 김해에 있는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엄지손가락이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의료진은 MRI 촬영을 권유했고 이날 검사 결과 '엄지손가락이 인대 파열로 빨리 수술하지 않고 방치하면 영구적으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았다.

A씨는 지난 5월 3일 다시 세명기독병원을 방문해 당시 수술담당 의사 B씨에게 이 같은 사실을 따졌다.

의사 B씨는 MRI 영상을 다시 확인한 후 인대가 파열돼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사과 한마디 없이 "자신은 하지 부분 전문의"라며 "상지 전문 의사를 연결해 주겠다"고 황당한 답변을 했다.

이어 "자신이 수술했던 4월 26일은 당직이라서 수술했을 뿐"이라고 밝혀 공분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A씨가 지난 5월 4일 세명기독병원을 다시 내원해 상지 관절센터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결과 "당시 손가락이 찢어진 중지만 집중적으로 본다고 엄지 인대 파열은 확인 못 한 것 같다"고 해명을 들었다.

이에 환자가족들은 "전형적인 엉터리 오진"이라며 "담당 의사와 병원을 대상으로 재산상 손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A씨는 "엑스레이부터 MRI 판독, 수술까지 집도한 의사가 자신은 하지 전문의라 상지 전문 의사를 연결해 준다는 말이 너무 무책임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며 "타 병원에서 검사를 하지 않았으면 인대가 파열된 지도 모르고 치료 시기도 놓쳐 영구 장애를 안고 살아갈 뻔했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확인을 해보니 놓친 부분이 있고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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