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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7호선 입석칸 운행 첫날…시민들 "넓다" VS "글쎄"[현장]

등록 2024.05.16 11:17:34수정 2024.05.16 15: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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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10일 4호선 시행 이어 7호선도 첫선

시민 "넓고 여유로워…책 읽을 수 있어 좋아"

출퇴근길 지옥철 완화 효과는 묻자 '글쎄'

MZ 노린 디자인인데…20대 "유치하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에 이어 출근시간대 지하철 객실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오늘부터 7호선 객실 열차에도 의자 없는 칸 시범운행을 한다고 밝혔다. 2024.05.1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에 이어 출근시간대 지하철 객실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오늘부터 7호선 객실 열차에도 의자 없는 칸 시범운행을 한다고 밝혔다. 2024.05.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출퇴근길 혼잡 막아라.'

서울지하철 7호선이 16일 '의자 없는 칸' 열차를 처음 선보였다. 올해 1월 4호선 시행에 이은 것이다.

지난 1월10일 4호선에서 베일을 벗은 의자 없는 열차는 출퇴근길 최대 160%에 이르는 이른바 '지옥철' 혼잡도 해소 방안으로 등장했다. 7호선도 이같은 취지의 연장선상으로 이날 오전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날 시범 운영 지하철은 오전 7시25분 도봉산역 출발, 온수역까지 운행하는 1대 뿐이었다. 뉴시스는 오전 8시16분께 고속터미널역에서 의자 없는 열차를 직접 이용해봤다.

의자 없는 칸은 열차 1대 8칸(량) 중 네 번째 칸에 마련됐다. '혼잡도 완화를 위해 의자 없는 칸 시범 운영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열차에 들어서자 '언제나 즐거운 7호선'이란 슬로건, 초록빛으로 꾸며진 내부, 바닥에 그려진 철도와 열차 그림이 돋보였다.

칸 내부에선 60여명의 시민들이 의자 없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음악을 듣거나 휴대전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즐기는 등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옆 칸(다섯 번째 칸)에선 익숙한 '지옥철' 풍경 그대로였다. 노약자석을 포함해 50여명이 좌석에 앉아 있었고, 40명 정도는 손잡이에 몸을 맡긴 채 가방을 앞으로 메고 있었다. 좌석을 차지한 승객이나 서 있는 승객 대부분이 '졸음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에 이어 출근시간대 지하철 객실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오늘부터 7호선 객실 열차에도 의자 없는 칸 시범운행을 한다고 밝혔다. 2024.05.1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에 이어 출근시간대 지하철 객실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오늘부터 7호선 객실 열차에도 의자 없는 칸 시범운행을 한다고 밝혔다. 2024.05.16. [email protected]



의자 없는 열차 칸에 오른 시민들은 대체로 '넓어서 여유롭다'는 점에는 끄덕였다. 구로역 인근에 직장이 있는 고준혁(24)씨는 "의자가 없으니 확실히 넓은 것 같다"며 "쾌적한 느낌이 든다"고 말문을 뗐다.

고씨는 "출퇴근길 사람에 치여 가방을 앞으로 메거나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못 쓰는 경우도 많다"며 "오늘은 그래도 휴대전화를 보는 등 여유로웠다"고 했다.

평소 도서관에서 소설책을 자주 빌린다는 김성식(62)씨도 "오늘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김씨는 "(평소의) 출퇴근길이라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자책을 봤어야 했을 것"이라며 "의자 없는 열차가 (공간이) 넓어서 책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솔지(32)씨도 이날만큼은 출근길이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 "휴대전화로 오늘은 SNS를 즐겼다"며 "원래 출퇴근길에 잘 못 앉는 편이기도 하고 덜 부대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본래 목적인 출퇴근길 혼잡도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윤효근(32)씨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취지는 좋다"면서도 "군자·건대·청담의 혼잡구간을 제외하면 사실 그래도 꽤 여유가 있는 편이긴 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실 전 사람이 적은 첫 번째 칸을 타곤 하는데 해당 칸에서는 의자에 앉아 30~40분을 잘 수 있지만 (여기는) 의자가 없으니 출근길에 자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자를 아예 없애는 시도보다는 가운데에 두거나,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평했다.

소위 'MZ세대'를 노린 디자인임에도 20대 사이에서 혹평을 받았다. 이가은(22)씨는 "디자인이 유치하다"며 사실상 20대가 아니라 아동을 위한 디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여유는 있는 것 같지만 의자 없는 칸이 출퇴근 혼잡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60대 남성 김모씨도 "의자 없는 열차에 노약자석이 있긴 하지만 일반 의자가 없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퇴근길 졸거나 쉬면서 가는 이들도 많은데 이렇게 의자를 아예 없애면 그런 효과마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이미 운영 중인 4호선과 같이 이번 7호선도 출퇴근길 혼잡을 막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날 오전에 첫선을 보인 1대를 포함해 오후 5시58분께 온수역에서 도봉산역행으로 1대가 퇴근길에 운영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는 7호선 '의자 없는 열차'를 다음 주부터 하루 왕복 4회로 증편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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