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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증원규모 제시안해"…'의대정원 증원' 결정문 보니

등록 2024.05.17 11:39:30수정 2024.05.17 14: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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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2000명 수치 자체 근거는 다소 미흡"

"의사인력이 부족해진다는 점은 타당해"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과 관련해 항고심 재판부는 '쌍방이 핵심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사실상 2000명 증원 타당성 여부에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정책 타당성을 직접 평가하지 않고 증원 처분 과정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의사 인력 부족 문제가 실재하고, 정부가 꽤 오랜 기간 증원을 논의해 온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전날 교수,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입학정원 증원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원고 신청을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결정문을 보면, 항고심 재판부는 정부가 제출한 의대정원 증원 규모 2000명에 대한 근거는 다소 미흡하기 때문에 의대생 등 신청인의 본안 소송 패소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025학년도부터 매년 2000명을 증원해야 2031년부터 매년 2000명의 의사가 배출돼 2035년이면 합계 1만명의 의사가 배출된다는 산술적 계산에 기한 것일 뿐, 2000명이라는 수치 그 자체에 관한 직접적인 근거가 특별한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 교수, 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판단이 나올 것으로 발표된 16일 서울 시내의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5.1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 교수, 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판단이 나올 것으로 발표된 16일 서울 시내의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5.16. [email protected]

이어 "정부가 의대증원 문제에 관해 의료현안협의체 등을 통해 꾸준히 논의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2000명이라는 수치가 현실적으로 제시된 것은 이 사건 증원발표 직전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의사 인력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비록 충분치는 않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설령 2000명이라는 구체적 수치는 이 사건 증원발표 당일 처음으로 제시됐다 하더라도 의사 인력의 확충을 꾸준히 논의해 왔고, 대한의사협회는 증원 규모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0명이라는 수치 자체에 관한 근거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보이나, 의사인력이 부족해진다는 점에 관해서는 일응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라며 "(근거가) 비록 충분치는 않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 교수, 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판단이 나올 것으로 발표된 1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5.1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 교수, 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판단이 나올 것으로 발표된 1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5.16.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정부는 향후 의사인력 수급상황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조정할 예정임을 밝히고, 이에 따라 실제로 거점국립대학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2025학년도 의대정원의 모집인원을 조정한 것과 같이, 향후에도 대학 측의 의견을 수렴해 의대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항고심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을 결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자료, 회의록 등 일체의 자료를 1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정부 측은 ▲1998년 제주의대가 신설되면서 의대 정원이 증원된 이래 26년간 정원이 늘어난 적이 없다는 점 ▲역대 정부는 지속적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는 점 ▲국책연구소 등 3개 연구기관에서 인구 감소, 고령화 추이, 고령의사 은퇴 등을 고려하면 2035년 약 1만명 의사 부족을 전망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했을 때, 의과대학들이 2025학년도에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 2030학년도에 최소 2738명 최대 3953명의 증원수요를 제시한 점 등도 함께 근거자료로 제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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