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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제주항공, '방사능 오염' 후쿠시마 항로에 승무원 강제 투입

등록 2017.02.12 10: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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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애경그룹 계열 제주항공이 오는 3월부터 후쿠시마 부정기 항로를 운항할 계획이지만 방사능 노출 문제를 우려한 승무원들이 탑승업무를 거부, 양측의 마찰이 크게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 제주항공이 부정기편을 투입하려는 후쿠시마 지역은 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누출됐던 곳.

 후쿠시마 지역은 일본 정부가 피난지시를 해제한 지 3년여 지났지만 원전 부근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 주민들 조차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3월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후쿠시마를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항하기로 결정, 최근 후쿠시마 부정기편에 탑승할 승무원들을 선발·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항공은 탑승을 꺼리는 승무원들에게 해당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언론의 우려와 달리 낮은 수준이라는 자료를 통해 설득작업을 펼쳤으나, 승무원 설득에는 성공하지 못해 선발 및 통보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부정기편 탑승업무를 배당받은 승무원들은 회사 측의 결정에 반발, 부정기편이 투입되는 내달 18일과 20일자로 휴가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승무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조종사 자격을 갖춘 팀장급 관리자들을 객실 사무장으로 투입, 승무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내달 후쿠시마 지역 부정기편 운항을 계획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발 수요로 운항하는 것은 아니고 후쿠시마 현지 여행사 측 요청으로 일회성으로 운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항을 원하지 않는 승무원들에 대해 강제로 스케줄 배정을 하고 있지 않다고 회사 측은 해명했다.

 후쿠시마 항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정기편을 운항했다. 이후 후쿠시마원전사태로 정기편 운항을 폐쇄하고 2013년까지 부정기편을 일부 운항했지만 원전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해 더는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가 부정기 운항을 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승무원들이 방사능 오염을 우려, 탑승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선발, 투입하는 것은 횡포"라며 "회사 이익 때문에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은 도외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 현지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최근 후쿠시마 1원전 2호기 원자로의 격납용기 내 방사선량이 그간 측정된 수치 중 최고치로 추정되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도쿄전력의 설명에 따르면 조사된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최대 530시버트(Sv)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이듬해 측정된 73시버트 대비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지난해 후쿠시마 인근 해저의 방사성오염 정도가 원전사고 전의 수백 배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를 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선량 수치 등을 평가해 3년여 전부터 주민들의 피난지시를 해제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주민의 약 13% 정도만 후쿠시마로 귀향, 현지민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방사능으로 인한 건강 문제 발생을 걱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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